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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 최고의 인민배우 송강호

 

정금철 기자 | jkc@newsprime.co.kr | 2012.07.24 17:14:10

[프라임경제] 23일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청와대가 문화 분야의 좌파를 청산한다며 인적 청산과 자금줄 차단, 우파 영화제작 등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지난 2008년 8월 작성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 내부문건에 따른 것으로 MBC 이상호 기자의 지난 19일 팟캐스트 '발뉴스' 중 일부를 인용했다.

문제의 문건은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 중 좌파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가 추진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반미, 정부 무능을 풍자한 '괴물', 북한을 동지로 그린 'JSA',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한 '효자동 이발사' 세 편을 적시하고 있다.

이 문건은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좌파에 편입시키며 2002년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을 결성했던 문성근, 명계남, 이창동 등 700여명의 영화인을 실체적 좌파 권력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집단의 영향력이야 어찌됐건 이 문건이 지적한 세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송강호다. 실제적으로 관객인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연기 잘하는 국민배우로 칭송받아 마땅한 송강호인 것이다.

스크린 외에는 브라운관에도 얼굴을 잘 비치지 않는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을까? 송강호와 정치 그리고 이념. 얼핏 생각해도 뭔가 매치가 되지 않는 이런 조합은 근래 우리 모습과도 닮아있다.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아닌 친일과 반일, 친미와 반미, 종북과 반북의 다툼에 모처럼 정부와 국민이 함께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당분간 소란을 유념하고라도 이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녁 골든타임을 파고들어 애국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이념 논쟁을 부추기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보다 애국지사와 관련한 한 토막 방송을 조용히 내보내는 EBS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연애를 해본 경험이 있는 상당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을 강요하면 그나마 있던 정마저 떨어져버리고 만다는 것을…

이는 비단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나라사랑을 강요하는 나라도 이 같은 성급한 인지상정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정권교체 전까지 송강호가 무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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