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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전기차' 정유업계 고심, 액침냉각 개발에 '사활'

수랭식·공랭식 대비 제품 열관리 효율 월등…"향후 대세로 떠오를 것"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3.09.12 15:54:21
[프라임경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이 이뤄지면서 정유업계가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열관리 기술인 '액침냉각'이다.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열관리 기술로 주목받는 '액침냉각' 기술 확보에 정유사들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액침냉각'은 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침전시켜 열을 식히는 기술이다. 기존 수랭식이나 공랭식보다 열관리 효율이 높고, 배터리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는 향후 액침냉각이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분야에서 대세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서버 △전기차 △충전기 등 액침냉각 시장은 2030년 17억1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2억4400만달러(약 3300억원)였는데, 연평균 24.2% 성장하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 자회사 SK엔무브도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용 배터리 등 액침냉각 시장이 2020년 1조원 미만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전기차 비중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전기차 비중은 전체 자동차 수의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정유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에 쓰이는 플루이드(Fluids, 흐르는 성질이 있는 액체·기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자동차 윤활유 '지크(ZIC)'로 유명한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는 전력 효율화 시장 선점에 나섰다. SK엔무브는 최근 미래 비전 발표회 '지크 브랜드데이'를 열고 "내연기관 엔진오일 시장뿐 아니라 전력 효율화 시장을 새로 열겠다"고 발표했다.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 조택영 기자

SK엔무브는 지난해 미국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인 GRC에 2500만달러(약 33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 PC 제조 및 IT 솔루션 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에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SK엔무브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기차용 배터리, ESS 열관리를 위한 플루이드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SK엔무브 관계자는 "액침냉각 기술은 데이터센터의 경우, 공랭식 대비 냉각에 사용되는 전력의 90% 이상을 절감하며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의 약 30% 이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ESS와 전기차 배터리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 사용량이 늘고, 장비 밀집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발열을 제어하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열관리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라며 "전체적인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열관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GS칼텍스 △에쓰오일(010950) △HD현대오일뱅크도 완성차 기업에 맞춤형 액침냉각 플루이드를 공급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수랭식이나 공랭식보다 열관리 효율이 훨씬 높은 액침냉각 기술은 향후 전기차 시장은 물론이고, 여러 분야에서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유업계는 전기차 전용 윤활유 개발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모터와 감속기 등의 구동 효율을 높이고 배터리를 냉각해 전비를 높인다.

GS칼텍스는 전기차 감속기 전용 윤활유 기술을 확보했고, 배터리 냉각 전용 윤활유를 연구 중이다. 지난 2021년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인 '킥스(Kixx) EV'를 출시했으며, 미국 연구기관과 함께 여러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자체 브랜드 지크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지난 2013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를 개발했고, 글로벌 고급 기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액침냉각 플루이드와 함께 전기차 윤활유를 개발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2020년 초 하이브리드차량(HEV), 전기자동차(BEV)의 변속기와 감속기에 최적화된 윤활유 4종을 개발하고 지난해 10월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S-OIL 세븐 이브이(S-OIL SEVEN EV)'를 출시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산업 구조가 변하면서 전기차 윤활유와 더불어 액침냉각과 관련한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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