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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中 열렸지만…" 기대 이하 성적에 '한숨'

"기회의 땅은 옛말" 넥슨‧펄비어스 신작 50위권 밖으로 밀려

김소미 기자 | som22@newsprime.co.kr | 2023.09.04 15:46:09
[프라임경제] 올여름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내민 한국산 모바일 게임이 고전하고 있다. 당초 시장 기대만큼의 성과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어서다. 업계는 '중국에 게임을 내놓기만 하면 성공한다' 공식은 이미 과거의 일이라고 지적한다.

모바일 앱 시장 조사 업체 앱매직을 살펴보면 지난 6월 중국에 출시한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은 8월 2주차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67위, 지난달 넥슨이 선보인 '블루 아카이브'는 50위를 기록했다.

두 게임은 그간 국내·아시아권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던 만큼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를 받을 때만 해도 흥행 기대감이 컸다. 출시 직후 매출 순위도 10위권 내에 자리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순위가 점차 하락, 5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사실상 '반짝 흥행'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모바일 앱 시장 조사 업체 앱매직 순위 캡처 화면. ⓒ 앱매직


이런 성과는 스마일게이트, 넥슨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 개발사 넥슨게임즈의 경우 출시 당일(3일) 2만2100원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불과 하루만에 15% 가량 떨어진 1만8000원 선에 그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 중국 시장 내 고전'이 이전부터 예견됐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4월 중국에 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출시 직후 앱 마켓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불과 3∼4개월 만에 100위권 바깥으로 밀리면서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시장 문호를 잠그기 전에는 중국산 게임의 전반적 수준이 낮았던 반면 한국 지식재산(IP)를 향한 선호도는 반대로 높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만 한중 관계 악화 이후 중국 내 한국 IP 기대감은 거의 사라지고,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의 성공에서 보듯 현지 자체 게임 개발 역량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부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3월 발표한 '중국 콘텐츠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게임이) 중국산 게임과 경쟁하더라도 현지 정부 자국 게임산업 보호 기조 아래 과정이 단기간 내 순탄할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현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이와 달리 '게임 출시 초기'라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의 경우 신규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매출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에픽세븐은 국내에서 2018년 출시된 게임이다. 블루 아카이브도 이전 글로벌판에서 중국어 간체자로 바뀐 것에 불과한 만큼 완전 신작이 아닌 점도 고려 대상이라는 의견이다. 

중국시장을 향한 국내 게임 행보가 여전히 미궁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국내 게임 업계의 도전장이 이어진다. 넷마블은 A3: 스틸얼라이브를 필두로 △신석기 시대 △샵타이탄 등이 출격했으며, '일곱 개의 대죄'와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석기시대: 각성은 연내 중국 시장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RPG '에픽세븐'을 출시한 바 있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쿠키런: 킹덤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그라비티는 자사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았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중국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과연 중국을 향한 국내 게임의 끊임없는 구애가 결국 이에 걸맞은 결실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시 시장 장벽에 막혀 진입에 실패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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