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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봉엘에스, '127조원'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시제품 출시 완료

'국내 최초' 리라글루티드 합성 기술 특허 '주목'…"공정 밸리데이션 진행에 속도"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3.07.25 17:19:34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대봉엘에스 전경. ⓒ 대봉엘에스


[프라임경제] '당뇨·비만' 키워드가 국내 증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더욱 거대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관련주들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봉엘에스(078140)가 최근 비만치료제 시제품 출시에 성공한 것으로 밝혀져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5월 정부과제 성료…"수율·순도 개선"

대봉엘에스는 지난 2019년 '친환경 용매를 이용한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 비만 치료제의 시제품 제조 R&D 연구개발' 국책과제 선정, 2020년 국내 최초 리라글루티드 합성 기술 특허 획득, 2021년 펩타이드 의약품 전문기업 애니젠(196300)과의 업무 협약 체결 등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에 발을 들였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대봉엘에스는 4년간 진행됐던 국책과제를 최근 마무리했다.

대봉엘에스 관계자는 "지난 5월 정부과제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리라글루티드 시제품도 나온 상태"라며 "중국이나 인도의 리라글루티드 대비 수율과 순도를 개선시켰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펩타이드 제조사인 애니젠과 시제품을 제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대봉엘에스는 국내 최초로 리라글루티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소노 케미스트리 유기합성 반응을 이용해 반응 시간 단축 및 제조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물 대신 친환경 용매(이온성 액체)를 사용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일반적으로 리라글루티드는 고체 펩타이드 합성법에 의해 합성된다. 고분자와 작용기로 이뤄진 고체 레진(Resin)에 아미노산을 결합시키고 원하는 서열의 펩타이드를 합성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펩타이드 서열이 길어질수록 순도와 수율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정제 공정이 필요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됐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봉엘에스는 소노 케미스트리 방법을 통해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의 시간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분획된 펩타이드를 커플링(동조화)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용매인 이온성 액체와 공융 용매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반응성을 증가시켜 비교적 짧고 간단한 정제 공정을 통해 유연물질 생성을 감소시켰다.

대봉엘에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대봉엘에스


◆ 식약처 허가에 속도전…"기업 재평가 될 것"

현재 비만치료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체를 활용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모방하는 원리로 작용하는 것이 주요 기전이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였던 것들이 체중 감량 효과까지 나타나면서 관심이 급증했다.

리라글루티드는 GLP-1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다. 현재 세계 비만약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제품 중 하나인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의 성분으로도 유명하다.

인체 호르몬인 GLP-1은 생체 내에서 매우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지만, 리라글루티드는 인체 호르몬 GLP-1과 97% 가량 유사해 12시간 이상 긴 반감기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섭취한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천천히 넘어가도록 하는 것은 물론,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며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국내 식약처 기준 '삭센다'의 등재특허권 존속기간 만료일은 오는 2025년이다. 전문가들은 대봉엘에스가 삭센다 특허 만료 이후 리라글루티드 성분의 비만치료제 상품화와 매출증대를 위해 남은 기간 동안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 펩타이드 의약품 원료의 식약처 허가를 위한 필수 과정인 공정 밸리데이션(Process Validation)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현재 대봉엘에스와 업무협약 관계에 있는 애니젠 측에서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만약 식약처 허가가 승인된다면 리라글루티드 원료의 국산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함께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계비만재단의 지난 3월 발표에 따르면, 세계 BMI 25 이상의 과체중 인구 비율이 2020년 38%에서 2035년 51%로 증가해 40억5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 비만 인구는 2020년 14%에서 2035년 24%까지 증가해 19억14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치료제의 필수 의약품 목록 추가 방안 검토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래 먹거리인 비만 치료제 선점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는 보험적용 여부에 따라 2027년 최대 1000억 달러(약 127조원)까지도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기준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14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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