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큐텐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와 위메프까지 품에 안았다. 공격적인 속도로 인수에 나선 큐텐은 최근 11번가 인수설까지 제기되면서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9일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Qoo10)이 국내 경쟁 기업인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각각 인수한 것을 사후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건 기업결합(M&A)으로 오픈마켓(온라인 쇼핑 중개)·해외직구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미미하고, 오히려 중소 사업자가 통합되면 네이버·쿠팡 등을 견제할 유효한 경쟁자로 성장해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만든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24개국에 제품 판매·배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티몬을 인수한 큐텐은 지난 4월과 5월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의 주식을 각각 100%, 86% 취득한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M&A)을 신고했다. 이들 회사는 자산총액 및 매출액이 2조원 미만으로 사후신고 대상이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결합 관련 시장을 국내 오픈마켓, 해외직구, 배송 서비스 시장 등으로 획정하고 오픈마켓, 해외직구 시장에서의 수평결합, 오픈마켓·해외직구 시장과 배송 서비스 시장 간의 수직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여부를 심사했다.
심사결과 오픈마켓 시장에는 네이버, 쿠팡 등 다수 상위 사업자가 존재하고 결합 후 당사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8.35%에 불과하다는 점, 다수 사업자 간 상품 구성, 가격, 배송 기간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업결합으로 인해 가격인상이나 담합이 증가할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해외직구 시장도 큐텐 등의 점유율이 8.57%(큐텐 7.07% + 티몬 0.65% + 인터파크커머스 0.46% + 위메프 0.38%)에 불과하고 다수의 국내외 사업자가 참여하는 파편화된 시장임을 고려할 때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고 봤다.
공정위는 "중소 오픈마켓 사업자의 통합으로 네이버·쿠팡이 상당 부분 점유하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 유효한 경쟁자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독자 생산이 어렵던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 등이 오픈마켓 전환 후 다른 기업에 인수됨으로써 온라인 쇼핑 시장이 오픈마켓, 온라인 종합 쇼핑몰, 온라인 전문몰로 재편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큐텐은 11번가 인수설이 불거졌다. 큐텐이 11번가까지 인수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텐이 최근 SK스퀘어 측에 11번가 경영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큐텐은 11번가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평가했다. 거래 성사 시 11번가와 큐텐 양사 지분을 교환하는 '주식 스와프'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 크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에서 투자를 받으며 5년 내 상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당시 11번가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올해 9월까지 IPO를 마치지 않으면 투자금에 8% 이자를 붙여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주관사를 선정한 11번가는 현재까지 예비 심사 청구를 신청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11번가가 상장을 포기하고, 매각 또는 추가 유치로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11번가의 모회사인 에스케이(SK)스퀘어는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큐텐의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는 배경에는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이 꼽힌다.
현재 큐텐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큐텐의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경우 큐익스프레스도 상장이 성공할 경우 더 높은 지분 가치를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를 인수해도 점유율에서 큰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최근의 인수합병을 통해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이 목표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보다는 큐텐의 강점인 해외 직구 분야에서 인수 기업들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