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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의 美친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

 

최예나 칼럼리스트 | yenachoi@b-forbrand.com | 2023.06.05 14:01:24
[프라임경제] "자, 또 궁금하신 게 있나요?"라는 나의 질문에 면접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런데, 회사 홈페이지 포트폴리오에 'Coming Soon'이라고 표기된 작업은 아직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서 그런 건가요? 작업 연도는 22년도라고 돼 있습니다만."

민망했다. 그래도 솔직한 답변을 줬다. "사실은 저희가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작업하다 보면 저희 작업을 업데이트하고 수정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겨를이 생길 때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수 있어서, coming soon 부분은 나중에 채워 놓으려고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남겨둔 겁니다. 프로젝트들은 이미 끝난 것들이고요." 진부한 핑계이며 게으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은 답변이었다. 
 
'중이 제 머릴 깎지 못한다'라는 이 속담은 요즘 우리 회사에 적용하는 말로 딱 적합하다. 클라이언트의 UI/UX 디자인을 진행하던, 브랜딩 제안서를 만들던, 심지어 내부 워크숍 발표 자료를 만들던 간에 우리는 완벽에 완벽을 추구한다.

기승전 '독보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고 이해시키기 위해 우리의 기획력과 그 과
들어 낸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우리 자신을 챙기고 있었던가!

마치 의사가 병에 걸리듯, 변호사가 소송에 휘말리듯,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디자인 콘텐츠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비포브랜드의 역량과 감각을 보여주기는커녕 우리는 그저 방치 방관을 하고 있었다. 

디자이너라면 포트폴리오 아카이빙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매우 잘 알 것이다. 극적으로 말하면 포트폴리오가 그 디자이너 역량의 7할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많은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작업을 멋지게 잘 포장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학원에 다니기도 하니 말이다. 

미국의 34대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가 도출한 하단 도표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우선순위 분할 방법론에 우리의 포트폴리오 정리 및 홍보의 우선순위를 대입해 봤다.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멋지게 끝낸 작업의 과정과 결과를 잘 보여주고자 하는 것, 더불어 이 포트폴리오를 통해 우리 회사와 팀의 마인드 셋과 창의력을 잘 홍보하는 것이 현재는 2번 영역에 해당한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Urgency-Importance Matrix) 1번영역은 중요하고 급한 일, 2번영역은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3번영역은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4번영역은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을 구분한다. ⓒ EISENHOWER


2번영역, 즉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사실 하루라는 시간도 빡빡한 우리에게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우리가 성장이 있으려면 늘 거시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매번 말을 하고 다짐하지만, 눈앞에 있는 급한 일들만 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의 목표, 즉 내가 한 작업을 통해 인정받고 훌륭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는 것,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디자이너로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는 것을 성취하려면 우린 2번에 영역에서 1번의 영역(중요하고 매우 급한 것)으로 옮겨야만 한다. 

이 작업을 통해서 디자이너들은 결과물을 실제보다 더 좋게 보이게도 할 수 있고, 또 자기 PR(디자이너의 이미지 메이킹) 그리고 셀프 프레젠테이션을 우아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을 때 일이다. 미술학교를 다녔기에 학생들은 작품작업을 하고 그 작품을 크리틱 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옹기종기 앉아 각자의 작업을 소개하고 어떤 생각에서 그리고 그 내용과 스토리는 어떤 역사에서 나왔는지, 나의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을 설명하고 논의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작품만 봤을 땐 진심으로 한국 학생들의 작품 퀄리티가 외국 학생들의 작품보다 훨씬 월등하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의 작업물들은 매우 아름답고 잘 만들어졌으며 빼어난 디테일들을 자랑한다. 

그러나 관건은 프레젠테이션에서이다. 우리는 문화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예술 영역에 MBTI 'I'들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본인의 작업을 설명하고 포장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다. 

결국 크리틱 시간을 통하고 나면 외국 학생들의 작품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곤 한다. 아마도 외국 학생들은 기술적인 부분은 조금 미비했어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기의 예술적 세계관을 풍만하게 전달하고 소통함해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을 잘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가끔 콘텐츠를 올리기에 급급하게 되면 오히려 업데이트를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하단의 예시를 통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안돌밧돌 초콜릿 패키지디자인 포트폴리오 랜딩페이지이다. 디자인의 기획의도 및 일러스트 디자인의 컨셉과 패키지의 톤앤매너에 맞게 배경 컬러감과 모티프를 이용해 심미성과 함께 잘 나타낸 랜딩페이지다. ⓒ 비포브랜드


이렇듯 같은 작업이라도 어떻게 프레젠테이션하느냐에 따라 해당 작업이 명품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이 될 수도 있다.

카네기홀 연주자 조쉬아 벨이 지하철역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 Whashington Post


바이올리니스트 조쉬아 벨이 소유한 바이올린은 무려 57억정도이며 그의 리사이틀 공연은 하루 만에 전 좌석 매진을 기록한다. 그런데 그가 한번은 허름한 행색으로 지하철에서 연주했고, 그를 알아본 사람은 단 한명이었다. 

그의 실력이 지하철에서 편한 복장으로 연주했기 때문에 달라졌을까? 여기서 주는 메시지는 다양하겠지만, 함께 공감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프레젠테이션이다.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의 작업을 이해하고 해당 시장을 파악하며, 아웃스탠딩한 결과물을 도출함과 동시에 유통을 이해하고 타겟을 파악해 독보적이며 아이덴티칼한 결과물을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불어 작업했던 작업물을 여러 사항을 고려해서 최종 작업물보다 더 디벨롭된 프레젠테이션을 병행하는 것 자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 시대는 디자이너로서 성공할 수 있는 큰 축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여러 클라이언트의 러브콜과 동료 디자이너들로부터 인정받고 영향력을 키우려면 셀프 PR은 필수다. 

이것을 구축하고 관심을 모으는 데는 분명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시간을 참고 이겨내며 꾸준하게 수행한 디자이너만이 언젠간 꼭 빛을 발할 것이다.

결론을 요약하면 이렇다. 

1. 나만의 포트폴리오 재정비 시간을 반드시 마련한다.

2. 급급하게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심사숙고한 최종 결과물보다 더욱 폴리싱 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3. 꾸준히 한다. 

4. 1부터 3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Designers! It is all about Presentation!"



글/ 최예나 칼럼니스트 
비포브랜드(B for Brand)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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