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현대카드의 점유율이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서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하나카드도 동종 업계 체크카드 발급량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증가해 점유율을 높였다. 결국 MZ세대 공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제치고 점유율 3위
현대카드는 최근 카드업계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국내 카드사 시장에서 신한카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는 매년 2~4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여왔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사 시장 점유율(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은 △신한카드 20.9% △삼성카드 19.3% △KB국민카드 17.8% △현대카드 17.1% △롯데카드 9.35% △우리카드 8.1% △하나카드 7.5% 순이다.

2022 3Q~4Q,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카드사 시장 점유율 추이. = 황현욱 기자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만 하더라도 카드사 시장 점유율 4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대카드는 KB국민카드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 19.6% △삼성카드 17.8% △현대카드 16.0% △KB국민카드 15.4% 순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애플페이 출시 전임에도 현대카드가 업계 3위로 올라선 것에 대해 애플페이가 공식 출시될 경우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통해 국내 카드사 2위의 자리를 확고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은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독점체제가 불가피한게 이유다"라고 말했다.
◆ 현대‧하나, 체크카드 발급량도 급증
애플페이의 여파는 체크카드 발급량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줄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 급증은 주목된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4분기 체크카드 발급량은 15만6000매다. 지난해 △1분기 9만6000매 △2분기 10만1000매 △3분기 11만매 △4분기 15만6000매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애플페이 효과로 분석된다.
하나카드의 체크카드도 발급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1074만9000매에서 4분기 1092만7000매로 16만여매 급증했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발급량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평가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환전 수수료 없이 원할 때 바로 하나머니 앱으로 외화를 충전(환전)해두고 해외 어디서나 무료로 인출·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카드는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60만명이 돌파하는 등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트래블로그 이용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하나카드는 이용 가능한 통화를 4종(USD, JPY, EUR, GBP)에서 8종(USD, JPY, EUR, GBP, CNY, SGD, CAD, AUD)으로 늘린 바 있다.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든게 '트래블로그 카드'다. MZ세대의 해외여행 급증 영향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향후 중국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을 위해 유니온페이 브랜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발매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실제 해외여행에서 꼭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손님에게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감소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1분기 체크카드 발급량은 2069만8000매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2062만6000매로 발급량이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 발행량은 △삼성카드(70만3000매→59만5000매) △KB국민카드(1781만매→1777만4000매) △롯데카드(63만7000매→54만2000매) △우리카드(1084만매→1065만매)다.
체크카드는 간편결제 서비스 대비 혜택 등에서 이렇다 할 차이를 찾을 수 없다는 평가에 발급량이 매분기 줄어들고 있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신용카드는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와 연계해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연회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처럼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페이나 해외여행 모두, MZ세대가 주 소비층"이라며 "발급이 쉽고 결제가 편한 체크카드의 장점에 어떤 서비스를 담을지에 대한 카드사들의 노력과 개발에 따라 카드사들의 향후 위치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