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 가입서류가 무더기로 길가에 버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쌀 포대로 5가마니 분량으로 약 10만여명의 고객 정보로 추정된다. 계좌번호가 노출된 가입서류 뿐만 아니라 수십여장의 신분증 사본까지 함께 발견돼 심각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단 투기된 포대자루 안에서 KT 고객 개인정보가 담긴 가입서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 프라임경제
제보자 김모 씨(58)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구시의 한 아파트 상가 공터에서 이통 3사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포대 5자루가 무단 투기된 것을 발견했다.
이 포대자루 안에서 발견된 서류 뭉치는 대부분 통신사의 모바일 가입서류로 개인의 인적사항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큰 포대자루 5개를 가득 채울 정도(약 200kg)로 고객 약 1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통 3사 고객 가입서류와 신분증 사본 등이 담긴 포대자루 5개가 대구의 한 아파트 상가 공터에 버려져 있었다. ⓒ 프라임경제
가입서류에는 고객의 성명,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소 등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특히 요금을 납부하는 자동이체 계좌번호도 고스란히 노출돼 파장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구시뿐만 아니라 구미, 경산 등 경북 지역 고객들의 정보가 다량으로 유출됐다.
김 씨는 "발견한 가입서류 중 KT 고객의 서류가 50% 정도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객의 자료였다"면서 "발견된 서류의 양도 방대한 데다 계좌번호까지 적혀있어 경찰에 신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무단 투기된 포대자루 안에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고객 개인정보가 담긴 가입서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 프라임경제
이와 함께 통신사 가입 시 필요한 신분증 사본도 다량으로 발견됐다.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 여권 등의 사본에는 성명·사진·주민등록번호 등이 선명하게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담긴 가입서류를 고객에게 주거나 바로 폐기해야 하지만, 대리점에서 일을 처리할 때 편하려고 가입서류를 그냥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면서 "통신사도 이를 알고도 묵인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꼬집었다.
본지는 고객 가입서류가 가장 많이 발견된 KT 측에 서류 회수 여부를 문의했으나, KT 측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프라임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실 확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통사의 고객정보 유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잇따른 고객정보 유출로 이통사 보안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사이버 공격으로 해지 고객, 알뜰폰 고객을 포함해 총 29만명 가량의 이용자 개인정보가 다량으로 유출됐다.
앞서 KT는 지난 2012년 서버 해킹으로 870만명의 개인정보가, 2014년에는 고객센터 홈페이지 해킹으로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바 있다. SK텔레콤도 2016년 7월 '내 전화기 위치 찾기' 서비스 관련 고객 위치정보 160여건이 해킹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