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다수 기업들은 블랙컨슈머 대응에서 몸을 사리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기업 이미지 훼손을 고려해 최대한 고객 요구조건을 듣고 보상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블랙컨슈머'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원에서 발생하는 폭언과 욕설, 협박, 폭행, 성희롱 등 위법행위는 △2018년 3만4484건 △2019년 3만8054건 △2020년 4만6079건이다. 상담 과정에서 억지를 부리는 악성민원이 해마다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블랙컨슈머가 늘어나고, 고객과 협상과정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블랙컨슈머 응대스킬이 교육과정으로 만들어졌다.
윌토피아(대표 지윤정)가 수많은 정보로 중무장한 블랙컨슈머와 '협상'에 나선다.
블랙컨슈머는 기업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고객이다. 이렇게 악의적 목적을 가진 블랙컨슈머에게도 '사랑합니다 고객님~'으로 친절하게 응대해야 할까.
지윤정 윌토피아 대표는 "과다한 마케팅 경쟁으로 고객 서비스를 악용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객파워가 강해지면서 악의적 협박고객이 늘고 있는 건데, 상식선을 벗어나 공정질서를 무너뜨리는 고객은 법으로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무조건 고객처벌이나 분쟁으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 "상담과정에서 명확한 판단력과 설득력, 고객과 '협상'이 먼저다. 고객이 진화하는 만큼 우리도 상담력과 협상력을 레벨업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노(No)를 외치기보다 까다로운 클레임과 블랙컨슈머를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블랙컨슈머 협상전문가 과정을 론칭한 지윤정 윌토피아 대표를 만났다.
- 블랙컨슈머 협상전문가 과정에 대한 소개.
"블랙컨슈머 협상전문가 과정은 점점 악랄해 지고 있는 악성고객을 상대하는 담당자를 위한 상담 스킬 향상 과정이다. 기업의 소비자상담실, 콜센터 관리자, 고객접점 관리자, VOC 담당자, 악성민원이나 클레임 전담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고객응대자로서가 아니라 협상가로 역할 전환을 하는데 집중한다. 악성고객에게는 서비스로서가 아니라 서로 보는 관점이 다른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담당자가 필요하다. 블랙컨슈머 협상전문가 과정에서는 서로 상충하는 입장을 조정하는 '협상력'을 집중 개발했다. 다음달 3일을 시작으로 총 6차례, 라이브 세미나로 진행된다."
윌토피아는 다양한 업종별 블랙컨슈머 사례를 살펴보고, 대응 화법을 익히는 '블랙컨슈머 협상과정'을 론칭했다. ⓒ 윌토피아
- 클레임과 악성민원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습관적, 고의적, 과도한 경우를 악성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고 처리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기승전보상'처럼 모든 문제에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며 반복적으로 보상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를 악성민원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 블랙컨슈머 현황은.
"플랫폼서비스, 이커머스 등 비대면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서비스 제공자 등 관련자가 많아지다 보니 서비스 에러율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플랫폼서비스에 이용후기, 별점 등 고객의견을 오픈하고 있는데 이 제도를 악용해 협박하고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블랙컨슈머가 점점 늘어나면서 고객을 응대하는 근로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 윌토피아
- 블랙컨슈머 유형에 따른 대처 방안은.
"먼저 블랙컨슈머를 무슨 유형이라고 딱 규정하면 안 된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시간에 따라 바뀔 수 있어서 인지편향을 조심해야 한다. 한쪽으로 규정하고 섣부르게 판단해버리면 오히려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협상에서는 정보가 많고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해야 진전된 대화를 할 수 있다.
또, 아무 준비 없이 대화부터 해보자는 마음으로 악성고객과 접촉하는 것은 위험하다. '어떻게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목적 의식적 상담에 임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지 않으려면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끝으로 악성고객은 작은 것에도 꼬투리를 잡고 담당자의 실책을 찾으려 들기 때문에 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발언을 해야 한다. 말은 '아'틀리고 '어'틀리다. 무슨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섬세한 화법과 태도를 훈련해야 한다."
- 교육생에게 꼭 어필하고 싶은 부분은.
"단순 친절 또는 무조건 적대시 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단계별로 다양하게 접근할 도구가 필요하다. 모든 고객들에게 한 가지 방법만으로 대하기보다는 다양한 대화 도구가 필요하다. 현명하게 양보하고, 상대의 요구를 구체화하면서 고객 스스로가 설득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 클래스에 참여하면 이미 잘 사용하고 있는 화법이 무엇인지, 더 개발해야하는 화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객관화하고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블랙컨슈머 협상 시 이것만은 꼭 알아야 하는게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무조건 법대로 처리하고 고객을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서로 추구하는 가치를 잘 살펴서 서로에게 가장 득이 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조율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서로의 요구가 충돌될 때, 딱 정답을 찾기보다 서로에게 절충할 수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특히 '지혜로운 협상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