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레트로(Retro)'에 대한 열기가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로 인해 다시 뜨거워 지고 있습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올드 카메라의 경우 찾는 이들이 늘어 구매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에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단종된 카메라를 구매하는 '카테크(카메라+재테크)'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셀럽들의 애장품 '필름 카메라' 가격 폭등
대표적인 카테크 상품은 필름 카메라입니다. 필름카메라를 이용한 카테크에서 중요한 요소는 '어느 유명인이 사용하냐'입니다. 중고시장에서 구하기 쉽던 카메라도 유명인이 사용 중이란 사실로 인해 가격 폭등을 보입니다.
야시카는 저가 카메라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 장민태 기자
대표적인 예시가 일본의 야시카에서 만든 자동 필름카메라 'T4'입니다. 야시카는 1970년대 저렴한 가격 대비 준수한 성능의 카메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기업입니다. 당시 고가를 자랑한 라이카 카메라를 저격한 광고들로 인해 '가난한 자의 라이카' 및 '동양의 라이카' 등의 별명이 붙었었죠. 하지만 야시카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파산을 맞았죠.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중고시장에서 야시카 제품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판매되는 상품들은 대부분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죠. 자동 필름카메라 T4 역시 1990년 출시된 이후 10~20만원 정도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T4 중고품은 현재 60만원대에 거래됩니다. 출시된지 22년이 지난 지금 가격이 40만원 이상 뛰어오른 것이죠. 이러한 가격 폭등은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작업에 T4가 사용된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야시카 T4 카메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유명인은 △라이언 맥긴리 △테리 리처드슨 △하시시박 △수지 등입니다. 특히 대림미술관에서도 사진전을 열었던 라이언 맥긴리가 T4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이처럼 디지털 전환에 따라 과거로 사라져가던 필름 카메라들은 유명인들로 인해 재조명됩니다. 카테크의 이익 실현은 결국 누가 사용한 카메라인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드래곤 카메라로 알려진 콘탁스의 T3는 출시된지 21년이 지났음에도 중고시장에서 200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를 이용한 재테크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촬영에 필요한 필름의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필름 카메라를 찾는 이들도 다시 뜸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가격 상승 원인은 코닥·후지필름 등의 기업에서 필름 생산을 단종 및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필름 가격이 세계적으로 급등하고 있죠.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후지필름의 C200 필름은 25일 네이버 최저가 기준 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2년 전인 2020년 12월 기준 최저가인 9000원 대비 두 배 이상 치솟은 수준입니다. 급등한 필름 가격으로 인해 필름 카메라에 입문하려던 이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죠.
◆구형 캠코더 "화질이 안 좋아야 팔린다"
필름 카메라의 뒤를 이어 카테크로 떠오른 상품은 캠코더입니다. 캠코더 중에서도 1990년~2000년도에 출시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죠. 통상 오래된 캠코더를 찾는 이들은 고화질 보다 저화질의 촬영 결과물을 선호합니다. 영상 결과물에 남은 자글자글한 노이즈도 이들이 매력을 느끼는 요소 중 하나죠.
이 시기의 캠코더는 6mm(miniDV) 테이프를 기록매체로 사용합니다. 6mm 테이프는 25일 기준 약 3000원에 판매되고 있죠. 구매자들은 필름 대비 저렴한 테이프 가격도 캠코더의 장점으로 꼽습니다. 아울러 개인이 캡처보드를 이용해 촬영물을 쉽게 디지털 파일로 변환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죠.
이러한 레트로 캠코더에 대한 인기는 걸그룹 뉴진스와 관련된 사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Ditto' 뮤직비디오는 25일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2116만회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오래된 캠코더가 뮤직비디오에 스토리 전개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죠.
파나소닉의 'PV-DV910'는 뉴진스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구하기 힘들어졌다. ⓒ 번개장터 갈무리
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캠코더는 6mm 테이프를 사용하는 파나소닉의 'PV-DV910'이란 제품입니다. 해당 캠코더는 5~10만원 정도면 이베이, 아마존 등에서 구매할 수 있었지만,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모든 제고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판매자 측에서 부르는 돈이 곧 가격인 상황이죠.
오래된 카메라를 구매하는 방법은 개인간 중고거래, 용산·을지로 소재 카메라 샵 등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간혹 동묘 구제시장에서도 희귀한 캠코더·필름 카메라가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루트를 통해 카메라를 구입할 경우 상품을 주의 깊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출시한 지 20년이 넘은 제품들이 대부분이라 고장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카메라의 수리는 제조사에서 거부할 경우가 대다수라 사설 수리센터에 맡겨야 합니다. 이들 사설 수리센터는 업체마다 비용이 천차만별이죠. 또 자동 필름카메라와 캠코더는 수리에 필요한 전자 부품 등을 구하기 쉽지 않아 비용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로 인해 이미 검증이 완료된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 판매업체를 이용하는 거죠. 온라인 쇼핑몰 'the35mm'가 대표적입니다. 이곳에서 판매 중인 카메라는 개인간 거래보다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검수 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죠. 또 자체 서비스센터가 있어 판매 이후에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래된 카메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죠. 아직 아무도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저렴한 카메라를 나만의 직감으로 구매해 시세 차익을 노려보는 게 카테크의 묘미입니다. 취미로도 발전 가능한 이색 재테크를 즐겨보는 것도 백세시대를 살아가는 데 현명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