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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2022년 도시정비 수주전, 내막은 "침체와 자금 부담"

몸 사리는 건설사 '현상 유지 전략' 단독 입찰 통한 수의계약 추세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12.21 10:55:41

'울산 재개발 최대어' 중구 B-04 구역은 입찰을 공언하며 홍보전을 펼친 업계 1, 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응찰하지 않아 '2차 시공사 선정' 역시 실패했다. © 현대건설


[프라임경제] 연말을 앞두고 의외로 건설사들의 막판 수주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역대 수주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사업 규모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치열한 막판 경쟁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올해 도시정비 수주전은 사실상 막을 내린 상태다. 

올해 도시정비 사업은 지난해 열기를 이어받아 한층 가열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보였다. 특히 대형사들의 역대 수주 신기록 갱신 등 규모 측면에서도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2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직면하면서 도시정비 인기가 상승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건설사 가운데 전년 누적 수주액을 갱신한 건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에 달한다. 

특히 현대건설은 총 9조3395억원 수주(16일 기준)를 이뤄낸 '도시정비 1위'를 이뤄냈다. 이는 4년 연속 왕좌를 차지한 동시에 역대 국내 도시정비사업 최대 규모로 '3년 연속 신규 수주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대건설 뒤를 이어 GS건설의 경우 '막판 스퍼트'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7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사들의 이런 도시정비 성과는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 여파라는 해석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주택사업, 특히 비교적 사업성이 보장된 도시정비에 눈을 돌렸다는 것. 

하지만 상반기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미분양 급증 등으로 도시정비사업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여기에 지난 9월 직후 불거진 레고랜드발(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경색 여파로 건설사들이 대다수 정비사업 수주에 있어 보수적 태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일부 사업지의 경우 하반기 이전만 해도 관심을 보이던 건설사들이 불투명한 사업성을 이유로 입찰 포기를 선언하는 사례도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울산 재개발 최대어' 중구 B-04 구역은 당초 업계 1, 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입찰을 공언하며 열띤 홍보전을 펼쳤지만 양사 모두 응찰하지 않았다. 급격한 금융시장 변화와 경기 침체, 지역 미분양 리스크 등으로 입찰을 포기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연말연시 '귀하신 몸'으로 불리던 서울지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까지만 해도 출혈경쟁을 감안하고, 다수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참여했다"라며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는 확실하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지라도 상황을 살펴보고 참여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연유 탓에 일부 정비사업장에서는 입찰 보증금 하향 조정 또는 공사비 증액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건설사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오히려 시장 위축 및 자금 조달 위험성을 감안해 출혈이 불가피한 경쟁 입찰이 아닌, 단독 입찰을 통한 수의계약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재건축 및 재개발, 리모델링 등 전국 도시정비사업장 120곳 가운데 무려 105곳이 단독 응찰에 따른 수의 계약으로 체결됐다. 

'업계 1위'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사업지 모두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성사시켰다. GS건설 역시 최근 서울 송파 가락상아1차 재건축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이뤄낸 바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한동안 무리한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과도한 수익이 아닌, 현상 유지로 전략을 선회해 현 상황을 모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정비사업 내 수의계약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 고금리 및 자금경색 등 문제가 확대되고 있어 건설사들이 이전처럼 무리한 경쟁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일부 사업장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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