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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유통결산-백화점] "올해도 오픈런"...명품, 두자릿수 매출 견인

영업중단·화재 사고 등 사건·사고 발생…내년 백화점 1위 타이틀 바뀔까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2.12.19 17:48:08
[프라임경제] 올 한해 엔데믹 시대를 맞은 백화점 업계는 소비 심리 회복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해외명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매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연말 효과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소비 위축이 진행,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 치웠던 백화점의 견조한 성장은 올해에도 이어지는 중이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모두 3분기까지 누적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3419억원, 영업이익 32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4%, 124% 증가한 실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183억원, 영업이익 351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5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1조6928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 증가한 2842억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의 실적 향상을 이끈 부분은 역시 패션과 명품 부분이다.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3사는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아웃도어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에 소비자들이 '보복 소비'를 위한 명품 구매가 늘어난 가운데 엔데믹 시대에도 이러한 소비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사업자 롯데 추격하는 '신세계'

롯데 고수해 왔던 백화점업계 1위가 내년에는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818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2조3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5000억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성장세는 압도적이다. 백화점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31.93%(전년 동기 대비)의 매출 성장률을 올렸다. 반면 롯데는 매출이 1.7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 치웠던 백화점의 견조한 성장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모두 3분기까지 누적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 중이다. © 연합뉴스


특히 롯데의 매출액은 백화점 32개뿐 아니라 22개의 아울렛 매출도 포함된 수치인 반면 신세계는 아울렛을 제외하고 동대구, 대전, 광주 별도법인 등을 포함한 13개 순수 백화점 사업 매출이다. 백화점 수도 많고 아울렛까지 포함해 외형은 롯데가 클 수밖에 없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신세계의 '승'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신세계가 '고품격 백화점' 만들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롯데에 비해 백화점 매장 수가 적지만,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고품격 백화점을 키우는 데 집중해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가 롯데를 앞지른다면 1979년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40년 만에 백화점업계 순위 1위가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신세계 내부에서도 "내년에는 오랜 숙원이었던 1위 탈환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현대·신세계 광주서 복합쇼핑몰 경쟁 격전지 예고 

유통그룹들의 투자 심리도 높아진 한해였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하면서 새로운 정권이 다양한 규제 철폐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간 각각 37조원,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이중 두 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사업에 투자되는 금액은 롯데그룹이 8조1000억원, 신세계그룹이 14조원에 달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사업 유치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 그룹이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쇼핑·문화·레저·엔터·휴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체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광주'(가칭)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후보자로 어등산 부지를 꼽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21일 광주시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약 31만㎡)에 연면적 30만㎡ 규모의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후 광주시 신활력행정협의체 회의에서 연간 방문객은 3000만명을 목표로 더현대 광주를 포함한 복합쇼핑타운 '챔피언스시티' 청사진을 내놨다.

이들은 광주에 초대형 쇼핑몰을 유치해 무안, 목포, 나주 등의 상권을 흡수하겠다는 목표다. 

◆영업 중단·화재 사고…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검토

올 한해 영업 중단과 화재 사고도 발생했다. 

롯데백화점은 사상 초유의 영업 중단 사태를 맞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추진해온 부산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정체되면서 부산시가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임시사용 승인' 연장을 불허한 것.

결국 롯데쇼핑은 부산타워 건립 추진을 약속하고서야 이튿날인 2일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지난 9월 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 중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업체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당국 수사 결과에 따라 현대백화점 측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사실로 밝혀지면 유통업계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이거나 공사 금액이 50억원 이상인 사업장에서 사망 등 재해가 발생하면 안전 확보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

 ◆내년 소비침체…"백화점 채널 판매 성장률 2.5%"

한편, 연초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유통업계의 부담도 커졌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상 여파의 영향이다.

다음해에도 이러한 악재가 풀릴 기미가 없어 소비 위축이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불경기가 장기화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매출 선방한 백화점업계에 악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

성탄절로 꾸민 신세계백화점 본점(사진 왼쪽)과 롯데백화점. © 연합뉴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유통 시장 업황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 내수 소비 불안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부진할 전망"이라며 "백화점 채널 판매는 전년 대비 성장률이 2.5%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해외여행으로의 소비 이전, 부동산 가격 하락, 의류 소비 둔화 등도 백화점 소비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어졌던 보복 소비, 의류 구매 등의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외여행으로 소비가 상당 부분 이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생필품 위주의 소비가 늘어나고, 고가품 위주의 상품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백화점업계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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