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美 FDA "배양육, 안전하다"…대체육 시장 '후끈'

ESG 맞물리며 국내 기업 진출 러쉬 "연 평균 10% 이상 고성장 시장"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11.23 15:42:44

세계적인 배양육 전문회사 업사이드 푸드가 배양육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이에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미래 식량' 배양육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FDA의 배양육 관련 첫 공식 인정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과 함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대체육 시장 관련 진출 소식들도 다시 한 번 회자되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세계적인 배양육 전문회사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 구 멤피스미트)가 배양육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긍정적인 서한을 받았다는 소식에 주요 외신이 떠들썩했다. FDA는 업사이드 푸드가 닭 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 만든 고기에 대해 인간이 섭취해도 좋은지를 심사한 결과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FDA 관계자는 "(배양육에 대한) 시판 전 검토를 사상 처음으로 완료했다. 우리가 안전성을 인정한 유일한 배양육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FDA는 업사이드 식품 외에 다른 업체의 제품에 대해서도 심사를 진행 중이다.

업사이드 푸드의 배양육 제품이 시장에서 판매되려면 농무부 승인이 남아있지만, 'FDA'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업계에선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기업들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행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체육 시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체육은 △대두나 완두에 섬유질과 오일 등을 배합하는 식물성 단백질 대체육(PBM) △동물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뒤 세포를 분화·증식시켜 얻는 동물세포 추출 배양육(CBM) △미생물의 유기화합물을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발효 단백질 등으로 나뉜다. 

최근엔 핀란드의 스타트업 솔라푸드(Solar Foods)가 공기에서 발견되는 원소로 만든 단백질 식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해당 식품은 싱가포르에서 승인을 얻었으며, 2024년부터 섭취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ESG 행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체육 시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 박기훈 기자


◆ '100조 이상 규모' 대체육 시장, 국내 기업 '총력'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체육을 포함한 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은 2020년 294억달러(약 39조8000억원)에서 2030년 1620억달러(약 219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대체육 시장도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서 740억달러(약 100조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과 건강, 여기에 앞으로의 성장성까지 보이고 있는 대체육 시장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무원(017810)은 콩·두부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지구식단' 브랜드 관련 매출을 3년 안에 4배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대체식품 매출 규모를 현재 100억원에서 3년 후 2000억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 아래 기업 인수와 대체식품 개발에만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GS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GS벤처스는 친환경 대체육 개발업체 에스와이솔루션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앞선 2월 GS리테일(007070)은 농심 계열인 태경농산과 GS25를 통해 대체육 간편식품 6종을 출시한 바 있다. 

SK(034730)는 2020년 대체 단백질 선도기업 퍼펙트데이에 1100억원 이상 투자했으며, 네이처스 파인드, 미트리스팜 등에 투자를 지속해나갔다.

한화솔루션(009830)은 대체육 스타트업 뉴에이지미츠에 지난해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는 △미국 최초 세포배양 생산 공급업체 핀레스푸드 △국내 배양육 스타트업 다나그린 지분을 확보했다.

대체육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네오크레마(311390)는 신기술을 적용해 식품안정성을 개선한 세계최초의 '배양육 생산전용 배지'를 선보인 바 있어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기술을 접목한 해당 배지는 근육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 단계에 사용되는 기본배지를 식품 원료로 대체한 배지다. 네오크레마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배양육 섭취에 따른 식품안전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긍정적'이다. 이에 대해 식품·음료 산업 전문 해외 매체인 Food Ingredients First는 "한국은 배양육 대한 특허 출원 비율에서 다른 세계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며 "특히 영양가 높은 식품 공급원으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곤충 단백질 관련 특허 출원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사이드 푸드의 배양육 닭고기로 만든 요리 ⓒ 업사이드 푸드


◆ 남은 숙제에도 '초록불' "전기차 같은 존재"

대체육과 관련해 일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최근 핏물·육즙·지방까지 재현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이나 맛을 제공하는 제품이 본격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기 맛을 흉내낸 수준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높은 가격도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특히, 일반 식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 대체육은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시름하고 있다.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글로벌 대체육 업체들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24일부터 미국 내 식료품점을 통해 원육 그대로의 식감을 재현한 한입 크기의 대체육 스테이크 판매를 시작했다. 

빌 게이츠의 투자로 주목받은 바 있는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는 대체육 햄버거 패티의 판매량은 약간 감소했지만 냉동 대체육 고기와 닭고기를 포함한 다른 카테고리의 판매량은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임파서블 푸드 관계자는 "소매 부문에서만 전년 대비 달러 매출이 60% 이상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대체육 시장은 최근 탄소 중립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대규모 목축업을 위해서는 많은 사료와 물이 소비된다. 특히 소의 경우엔 메탄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해 환경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살아있는 생명체'를 사육하고 도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윤리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체육 시장은 주요 리서치 기관들 역시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을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낯설지만, 많은 이들이 대체육을 소비하는 것이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자동차 시장에 변화를 불러온 전기차와 같은 존재"라고 첨언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