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vs SKB' 망 사용료 법적 공방 제자리걸음

넷플릭스 "무정산 합의" vs SKB "계약서 서명 안해"

[프라임경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두고 2년 넘게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6차 변론에는 넷플릭스 본사 관계자가 직접 재판에 출석했으나, 지난 변론과 마찬가지로 상반된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로고. ⓒ 각 사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는 지난 12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측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항소심 6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엔 마이클 스미스 넷플릭스 미국·캐나다 인터커넥션 총괄 디렉터가 증인으로 출석해 7시간 동안 심문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4년 넷플릭스에 입사, 2015년 SK브로드밴드와의 피어링 협의 과정에 참여했다. 

양측은 지난 변론과 동일하게 망 연결에 대한 '무정산 합의'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넷플릭스는 망 연결 협상 초기에 무상 이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한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망 무상 이용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미국 시애틀 인터넷연동서비스(IXP)인 'SIX'에서 SK브로드밴드 망에 접속했다. 이후 2018년 5월 양측은 IXP를 기존 미국 시애틀에서 일본 도쿄 IXP 'BBIX'로 옮겼다. 이때 SIX는 퍼블릭 피어링(다자간 트래픽 교환), BBIX는 프라이빗 피어링(양자간 트래픽 교환)으로 접속했다.

퍼블릭 피어링과 프라이빗 피어링. ⓒ SK브로드밴드

피어링(Peering·직접접속)은 ISP가 자신의 망에 접속한 상대방의 트래픽을 자신의 망 이용자에게만 소통시키되, 이를 넘어 다른 ISP의 망에 연결된 이용자에게는 트래픽을 소통시키지 않는 트래픽 처리 방식이다. 피어링은 퍼블릭 피어링과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나뉜다.

SK브로드밴드는 전용망에 연결된 시점부터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넷플릭스는 망 연결 당시 암묵적으로 SK브로드밴드와의 무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봤다.

스미스 총괄 디렉터는 "넷플릭스 측은 이메일을 통해 SK브로드밴드 측에 무상상호접속약정서(SFI)를 보냈다"며 "SK브로드밴드 측이 해당 이메일을 읽은 뒤에 시애틀에 위치한 IXP인 SIX에 연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명시적인 무상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SFI 약정에 서명하지 않음으로써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은 무정산 합의 유무 갈등을 해소시킬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각자의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편, 양사의 7차 변론기일은 오는 11월28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