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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2.3조원에 '미국판 당근마켓' 인수한 이유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글로벌 중고거래 포트폴리오 구축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2.10.04 16:48:15
[프라임경제] 네이버(035420)가 4일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16억달러(약 2조3441억원)에 인수했다. 네이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포쉬마크를 독보적인 1위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남선 네이버 CFO가 4일 개최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네이버 라이브 캡처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포쉬마크 인수와 관련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2C는 아직 글로벌에 최고의 강자는 없는 게 아닐까. 네이버에 (1위를 차지할) 기회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북미에서 포쉬마크를 중심으로 독보적 1위 C2C 사업자로 거듭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C2C 플랫폼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11년 설립된 이후 총 8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 특히 개인간 거래(C2C)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쉬마크를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비유하지만,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당근마켓보다 한 단계 진화한 C2C 플랫폼으로 봤다. 또 포쉬마크는 C2C 중심으로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커머스 전략이 검색 중심의 목적 지향적인 쇼핑에 최적화됐다면 포쉬마크는 이용자들이 시간을 체류하고 교류하면서 커머스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네이버가 가지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채워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용자 80%가 MZ세대라는 점도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고평가한 이유로 꼽힌다. 

최 대표는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북미 1위 패션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와 함께 하게 됨으로써 네이버는 북미 MZ세대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글로벌 IT 산업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으로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한단계 높은 성장을 기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북미 지역 MZ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웹툰과 왓패드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포쉬마크를 통한 커머스 사업 간의 서비스적 연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는 웹툰, 왓패드, 위버스(하이브와 합작해 만든 팬덤 플랫폼)처럼 버티컬(특정 분야 전문) 커뮤니티 서비스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군이 유사해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등에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간 시너지는 계속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번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C2C 시장의 핵심지인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크림)-일본(빈티지시티)-유럽(베스티에르)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크림의 경우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아시아 권역의 리셀플랫폼 업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너무 비싼 가격에 포쉬마크를 인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시장 등 외형적 가치가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좋은 회사를 매력적인 가격에 인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북미시장에서 거래규모가 포쉬마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디팝'은 지난해에 16억3000만달러(2조3000억원)에 인수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포쉬마크는 20%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과금하면서 최근까지 흑자를 냈던 기업"이라며 "단기적으로 환율의 등락에 따라 원화 기준 비싸게 인수했다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달러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헤징(회피) 방법도 많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내년 1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경영진들이 동일한 브랜드와 사업 정체성을 유지하며 사업을 펼쳐나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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