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일만대교건설 "국방부, 포항시민들 희생강요 언제까지?"

"지역경제활성화, 관광자원 확보를 위해서도 대교 건설 필수"

영일만 대교 예상도.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영일만대교 건설이 국방부의 반대로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을 비롯해 국회의원, 포항시장, 많은 시민들이 영일만대교는 '포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란 사실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는대도 말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통령 공약사업이기도 하거니와 국토교통부, 경상북도 등 대부분의 상급기관들도 동해안 교통 인프라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영일만대교 건설에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런데도 왜 군만은 포항시민들의 숙원사업을 이토록 반대할까?

군의 주장에 따르면 다리의 고도문제가 있고 군함통행에 방해가 될 수 있을뿐 아니라 유사시 다리붕괴 시 작전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군의 주장도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전쟁이나 유사시 다리가 약간의 방해가 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국방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군 작전을 위해 포항시민들이 참고 견뎌준 희생에 대한 미안함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포항은 해병대의 고향이다. 지금도 오천읍과 청림동, 동해면 등 엄청난 넓은 지역을 해병대가 차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해군 6전단도 포항에 상주하고 P-3C 대잠초계기가 수시로 이착륙을 이어가면서 인근 주민들은 몇 십년동안 항공기 소음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해병대 항공부대까지 창설되면서 마린온 공격헬기 20여대가 포항에 상주하게 될 예정이다.

이뿐인가. 경기도 포천에 있던 공지합동 훈련장인 포사격장이 문을 닫으면서 포항 장기면 수성리는 아파치 등 공격헬기, 155mm포, 전차포, 박격포 등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사격 연습장이 되었다. 

한마디로 전국 유일의 소음경연장이 된 것이다. 포항신항에 위치한 해군기지도 마찬가지다. 

잠수함과 독도함 등 대형 해군전력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인근 어민들은 군의 작전 반경 때문에 영일만 황금어장을 군부대에 양보하기도 했다.

이렇듯 포항시민들은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내줘가면서까지 군의 정책에 호의적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동안 포항시민들의 희생은 말로 형언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런 포항시민들의 희생은 안중에도 없는 듯 염원사업인 영일만대교건설에 절대적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

해병대와 수성리 군사격장, 헬기부대 등으로 계속될 포항시민들의 고통받는 현실은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방부는 도대체 누굴 위한 군대인가. 영일만대교는 단순한 대교가 아니다.

영덕-포항-울산을 잇는 동해안고속도로의 중심에 있고 대교의 시작과 종착지점에 영일만 4산업단지와 영일만신항, 블루밸리 산업단지가 위치해 경북동해안 지역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주요 자원이다.

이와 함께 부산 거가대교, 인천대교 등과 함께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면서 관광객의 발길도 늘어나 지역경제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중요한 사업인데도 국방부는 엉뚱한 괴변만을 늘어놓으며 계속해서 딴지를 걸고 있다.

군도 이제는 대의적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 그동안 포항시민들의 희생이 컸던 만큼 이제는 군이 한발 짝 물러서야 한다.

포항시민들의 바람은 영일만대교가 건설돼 한동안 침체됐던 포항이 다시 뛰는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다.

영일만대교를 배경으로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국제불빛축제의 불꽃이 터지는 모습, 상상만 해도 활홀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