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인은 유난히 동안(童顏)을 선호한다. 좋아함을 넘어 집착 수준에 이르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때문에 화장품, 건강식품, 마사지 용품 등을 광고할 때 '동안'이 빠지는 일이 드물다. 일부 피부과와 성형외과는 '동안 시술'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몇 살이나 젊게 또는 어리게 보이고 싶어 할까? 혹시 50세인 사람이 20세의 얼굴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까?
화제의 인물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서 놀랄 만큼 젊은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딸과 함께 있을 때 자매로 오인할 정도로 젊어 보이는 어머니, 군인인 아들과 함께 걸어갈 때 아들의 여자친구로 오해받는 어머니도 있었다.
자녀 또래로 보일 정도로 젊은 이분들은 원래 미모가 뛰어나기도 했지만, 초인적이다 싶을 정도로 피부와 몸매를 관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놀랄 만큼 젊은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이분들의 일상을 모든 사람이 따라 하고 싶을까?
진료실에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지는 않다. 동안을 유지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으나, 실제 나이보다 너무 어려 보이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미용 시술을 받는 50~60대 이상 환자들의 거스르고 싶은 세월은 10년 안팎이 가장 일반적인 희망으로 보인다.
현대 의학의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면 이보다 더 젊게 보이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나이와 너무 동떨어져 보이는 외모는 오히려 타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어 선호도가 높지 않다.
젊어 보이기는 하되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티가 확 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례가 많다. 즉 시술한 듯, 하지 않은 듯 자연스럽고 밝은 인상을 원한다.
이 때문에 다른 병-의원에서 미용 수술-시술을 받은 사람 중에 젊어 보이기는 하지만 너무 부자연스러운 것 같다면서 재시술을 받으러 오는 사례도 있다.
젊음에 대한 갈망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의 산물이다. 무릉도원이나 샹그릴라 등 이상향을 그린 문학 작품에도 늙지 않고 오래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동안을 위해서는 레이저와 보톡스, 필러 등 의학 시술이 필요한데, 빠뜨릴 수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노화를 촉진하는 생활 습관 교정이다.
최근에 발표되는 연구들에 따르면 노화의 중요한 '단서'가 바로 혈액의 변화다. 미국 예일대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표현형 나이(Phenotype age)'가 젊어 보이는 사람이 실제로도 더 젊고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표현 나이는 혈액의 각종 단백질, 적혈구의 용적 등으로 평가됐다. 이와 함께 백내장, 관절염, 암, 고혈압, 비만 등의 질환 등도 분석됐다.
건강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젊게 보이고,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뿐 아니라, 몸이 건강할 수 있도록 금연, 절주, 운동, 스트레스 관리, 적절한 수면, 건강한 식습관 등을 갖는 것이 동안의 빼놓을 수 없는 비결이다. 최강의 '동안 외모'를 가진 사람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글. 김영구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강남세브란스 피부과 전공의 수료 / 피부과 전문의 /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 대한피부과의사회 정회원 / 대한의학레이저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