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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토건 '중견사간 맞대결' 모종의 거래 있었나

달라진 제안서와 우선 배포 혜택에도 조합 집행부 '수수방관'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05.13 16:43:38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사하오성맨션의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중흥토건과 조합간 유착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제보


[프라임경제] 중흥그룹이 대우건설(047040) 인수·합병(M&A)으로 본격적인 '대기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그룹 계열사가 여전히 각종 불법 및 편법이 난무한 수주 경쟁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 주요 계열사인 중흥토건은 부산 사하구 소재 사하오성맨션 소규모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해당 재건축 사업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괴정동 1270-6번지 일원 구역면적 9484㎡를 대상으로 향후 △지하 3층∼지상 24층 △공동주택 3개동 △223가구 △부대복리시설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사하오성맨션 소규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월14일 시공자 선정 입찰 마감 결과, 중흥토건과 한신공영(004960)이 참여해 그야말로 중견건설사간 맞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흥토건이 정당치 않은 불법과 편법을 통한 수주 경쟁을 꾀하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제보에 따르면, 해당 조합은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참여사들의 입찰 제안을 담은 총회 책자와 입찰 이후 업체들이 조합에 제출한 200부의 배포용 제안서 중 중흥토건 제안서만 동봉해 배포했다. 

이런 조합 집행부 움직임 때문에 적지 않은 논란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 우선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조합 집행부는 입찰 참여사 제안서 기준으로 객관적 비교표를 토지등소유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중흥토건 제안서만 발송하면서 모종의 거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중흥토건 최초 제안서가 입찰 이후 명백히 상이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입찰 당시 중흥토건 제안서와 총회책자 내용에 있어 △조합원 특별제공 품목 △사업추진 일정 등 상반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조합원을 크게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물론 조합 입찰지침 역시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입찰 참여사가 입찰 후 조건을 변경하고, 이를 홍보할 경우 자격 박탈 및 보증금 몰수 등 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도 이와 관련해 조합장에게 이의 제기 및 항의 방문을 진행하고 있지만, 집행부는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중흥토건간 모종의 거래 의혹이 가중되고 있다. 

사하오성맨션 일대. ⓒ 제보


조합 집행부 관계자는 "당시 중흥토건 제안서만 배포한 건 경쟁사(한신공영)에게 제안서 하자 관련 시정 공문을 보냈음에도, 즉각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시간이 시급했던 만큼 중흥토건 제안서만 우선 배포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물론 중흥토건 제안서와 총회책자 내용에 차이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다만 이는 책자 제작 업체가 편집하는 과정에 발생한 실수로, 이를 사전에 확인 못한 집행부 잘못을 인정해 공식적으로 조합원에게 사과를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흥토건 역시 집행부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흥토건 관계자는 "제안서를 집행부에 발송했는데, 책자 편집 과정에서 약간의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중흥토건 자료가 우선 배포된 건 경쟁사가 관련 자료에 대한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며, 결코 집행부와의 모종의 거래는 없었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한신공영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조합이 일방적으로 중흥토건 제안서만 배포한 이후 뒤늦게 우리 제안서 내 비방 문제를 지적하면서 수정을 요청했다"라며 "이는 중흥건설과 집행부간 유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입찰 지침상 실물 및 전자 제안서를 모두 제출해야 하지만, 오히려 중흥토건은 전자 제안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라며 "무엇보다 입찰 당시 중흥토건 제안서와 총회책자 내용이 상이한 부분은 명백한 위반 사항이라는 점에서 향후 법적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토건의 총회 책자 제안 내용과 사업참여 제안서가 상이한 부분은 정상 입찰 과정으로 볼 수 없다"라며 "즉 불법과 조작 가능성을 감안하면, 조합 집행부와의 모종 거래를 의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사하오성맨션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수주 과정에 있어 건설사와 조합간 유착 의혹으로 만만치 않은 문제에 직면한 모습이다. 과연 이번 사태가 15일 개최될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아가 향후 어떤 후폭풍이 야기될지 관련 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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