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화에 있어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완공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불변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 현대건설
[프라임경제] 건설사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일지라도 변화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국내 산업 기틀을 형성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급변하는 시대에 역행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건설강국을 이끌고 있는 건설사들을 탐방해 '건설사개론' 시리즈를 꾸린다. 이번 회에는 현대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건설사라고 하면 '주거시설 건축'이 먼저 떠오른다. 현대건설의 경우 전통 건설업보단 현대엔지니어링 및 HDC현대산업개발 등 현대가(家) 이미지에 희석되곤 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5대 대기업 건설사'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주택건축 △플랜트 △토목사업 등을 모두 수행 가능한 '종합 건설사'다. 실제 사업 부문을 살펴보면 크게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전력 △기타 사업으로 구분된다.
사업 부문별 매출(2021년 기준) 비중으로는 △토목 11.5%(국내 6.8%·해외 4.7%) △건축/주택 56.2%(국내 48.6%·해외 7.6%) △플랜트/전력 25.3%(국내 5.9%·해외 19.4%) △기타 7.0%(국내 4.8%·해외 2.2%)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현대건설 역시 2020년 이후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보단 국내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라며 "여기에 최근 주택시장 호황 탓에 건축/주택 사업 비중이 전년대비 국내외에서 각각 2.8%p, 1.4%p 확대된 반면 토목 사업은 0.5%p, 1.8%p씩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기간산업 '최선봉'
건설사를 향한 대중적 시선은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 건축'이지만, 업계에서 꼽는 전통 건설업은 토목사업이다.
사실 토목사업은 타 산업에 비해 생산과 고용,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전후방 효과가 높은 산업인 동시에 국민생활 및 환경에 영구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토개발은 물론, △항만공사 △철도·도로·교량공사 △물환경·수처리 등 국가경제 발전 근간인 인프라 건설을 담당하며 경제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초 도로-철도 병용 사장 현수교'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불굴의 개척정신, 강인한 의지와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가 기간산업 건설 최선봉 역할을 해왔다.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들고, 육지와 바다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등 현대건설이 건설한 다양한 인프라를 토대로 우리의 삶, 나아가 인류의 삶은 편리하고 새로워지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전후 한강 인도교(現 한강대교) 복구공사를 시작으로 한강에 놓인 교량 절반 가량을 건설한 만큼 서울 및 국가 경제발전을 이끄는 주춧돌 역할을 책임졌다.
해외시장에서의 활약도 결코 적지 않다. 1965년 '국내 건설사 최초 해외 수주 사례'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공사로 해외 행보를 시작한 현대건설은 '20세기 최대의 역사(役事)'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준공 이후 기술과 규모 모든 면에서 국제적인 공신력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특유 강인한 개척정신과 도전의식은 토목사업 기술혁신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했다. '세계 최초 도로-철도 병용 사장 현수교'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비롯해 △'세계 3위 단경간 현수교' 울산대교 등 남다른 기술력을 선보인 것이다.
나아가 '세계 3대 오일 허브' 싱가포르 주롱 해저 유류기지 공사 준공을 통해 국내 토목 건설 미개척 분야로 남아 있던 지하공간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설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스마트 건설 환경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토목사업의 경우 △스마트 교량 △스마트 도로 △스마트 터널 분야를 혁신 현장으로 선정해 업무는 간소화하고, 품질과 안전성은 높이는 등 스마트 건설기술을 토목 전 현장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삼권(三權) 상징 건축물 토대로 "상상력 빚어낸 공간 예술"
현대건설 건축사업 분야는 주거·의료·사무·교육·체육·문화시설에서 첨단산업 및 공공기관시설까지 광범위한 건축물을 담당하고 있으며,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주상복합 사업 등 주택사업을 포함한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무한한 상상력이 빚어낸 공간의 예술을 만든다. 공공건축물부터 △첨단 상업시설 △의료 △교육 △주거 △문화·체육시설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행복과 평안을 안겨주는 건축물을 완성하고 있다."
'한국 건축의 살아 있는 역사' 현대건설은 공공건축물의 기념비적 위치를 차지하는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외국 귀빈을 맞이하는 청와대 영빈관 △사법부 독립성과 권위를 상징화한 대법원 청사 등 입법·사법·행정 '삼권(三權)'을 상징하는 공공건축물을 모두 지으며 국가시스템을 담는 그릇을 마련했다.
친환경 녹색 빌딩을 구현하며 신축한 전경련회관. © 현대건설
이외에도 '서울 상징' 남산서울타워를 비롯해 △한국 종합전시장 △코엑스 컨벤션센터 △전경련회관 △부산국제금융센터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아모레퍼시픽 사옥 등 현대건설 랜드마크 건축물이 무수히 많다.
이런 현대건설 역작들은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고, 반세기 넘게 누벼온 글로벌 곳곳에 숱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특히 피라미드를 뒤집어 세워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본청(1992년 완공)과 세계 최초 건설 전 과정에 3D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사용한 '비정형 건축물' 카타르 국립박물관(2019년 준공) 등이 해외 건축 역작으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은 주거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64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대에 들어선 마포아파트의 경우 '단지형 아파트'라는 주거문화 개념을 국내 최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1970~1980년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주택문화사에 한 획을 그은 '일대의 사건'. 이전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압도적 규모와 함께 좀처럼 시도하기 힘든 앞선 기술을 아파트 건설에 도입하며 국내 주거문화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현대건설의 주거문화 명성은 현재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품격 주거 공간과 서비스, 4차원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미래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과 고객 요구에 선제 대응해 시장 틀을 바꾸고 주거문화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