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탈시설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놓고 찬반 의견이 나왔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장애인 권리보장 및 탈시설 지원 관련 법률안 공청회가 진행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서 장애인 권리보장 및 탈시설 지원 관련 법률안 공청회가 열렸다. ⓒ 연합뉴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선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특별위원장 △박대성 공익제보자 △김기룡 중부대 특수교육과 교수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 △염민섭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공청회 참석자 모두 장애인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탈시설 지원 관련 법률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탈시설 정책 지원 관련 법률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측에선 시설로 인해 박탈당한 장애인 권리를 위해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특별위원장은 "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는가? 26만명의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정책과 제도권을 이용한 것처럼 최증중발달장애인도 시민적 권리가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안전한 보호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 정부가 예산을 들어서 좋은 법을 만들고, 지원을 하라는 것이다"라며 "장애인을 시민의 주체로 권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탈시설 법안을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설이라는 공간 자체가 갖는 본질적 한계가 명백하다"며 "시설에 머무는 순간 사생활 권리, 평범하게 살아갈 꿈도 억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탈시설 정책 지원 관련 법률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측에선 탈시설로 인해 장애인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는 "시설 이용 희망자와 대기자가 넘쳐나는 현실을 부정하며 보호받아야 할 중증발달장애인들은 선택 기회도 없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책과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설 이용 발달장애인과 보호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발달중증장애를 가진) 우리 애들은 물건이 아닌 사람이다"라며 "자립지원주택으로 나왔을 땐 안전 문제도 있고 인권침해를 당해도 구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무조건 다 나와서 살라는 것이 아닌 상태에 맞게 어디서든 살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동네(지역사회)에서 잘 살기 위해선 인프라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며 "(활동지원사 구인난 등을 해결해야 하기에) 지금 현실을 보는 시점에서 우려하는 복지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에 70대 매형이 중증장애인 처남 3명을 돌보다가 방화를 저지른 참사를 언급하면서 "획일적인 정책 목표가 아닌,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서비스 확충 목소리를 모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는 7일 국회에서 집회했으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이종성·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박성현 기자
한편, 이번 공청회에서 강 의원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재작년부터 발달장애인 가정의 동반 자살 소식이 들어온 것을 통해 시설이 아닌 가정에 함께 있으면서도 죽음을 택할 만큼 고통스러운 것이다"라며 "이분법적인 사고만으론 탈시설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고 표명했다. 그리고,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이런 논의가 있다는 것이 늦었지만, 좋은 출발"이라며 "탈시설이 가능한 이들을 위해선 탈시설로,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가 국회에서 같은 날에 진행된 집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양측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법안 심사를 하겠다'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