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새해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고민으로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로 배달료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이 성행하면서 대부분의 외식업계들이 배달을 시작한 가운데 주요 배달 플랫폼 업체와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다.
배달 플랫폼과 배달 대행업체의 배달비 인상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배달대행업체들은 지난 6일부터 기본 배달료를 최소 500원에서 1100원까지 올렸다. 여기에 눈·비가 오거나 새벽 1시 이후에는 할증이 붙는다. 심지어 주말 할증이 붙는 배달대행 업체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고통 받고 있는 외식 자영업자에게 배달료 문제까지 더해지니, 어쩔수 없이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자영업자들은 "비오는 날 밤, 외곽지역, 대학교로 배달을 가면 배달료가 1만원이다" "이미 자배달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동탄에서 치킨집을 하는 자영업자 A씨는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상생해야 하는 상황에 배달료 폭리를 취하니 죽어라 죽어라 하는 것 같다"며 "배달대행업체는 대기업인 쿠팡, 배민 대결구도가 화근이 되지 않았나 싶다. 배달료를 500원 올렸더니 배달 주문이 줄어 요즘은 직배(사장님이 직접 배달하는 것)를 고민 중이고 이미 직배에 나선 사장님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배달대행 업계는 배달료 인상 이유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대기업의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성행하면서 배달 시장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주문이 늘어나면서 라이더가 부족해져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졌다.
그 와중에 쿠팡이츠와 배민의 배달기사 파격 대우로 배달 대행기사를 빼앗겼고, 라이더 1명이 여러 곳으로 배달할 수 없는 '단건배달'을 시행하면서 점점 더 '라이더 기근 현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배달 대행 업계들은 빠져나가는 배달 기사들을 잡기 위해 배달료를 인상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자영업자들은 대행업체들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B씨는 "서로 공생관계에 있다고 생각해 대기업 플랫폼보다는 대행업체 한 곳과 꾸준히 계약했지만 이번에 통보식으로 15%나 인상을 했고, 인상하는 이유조차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개선에 대한 대책에 대해 물었으나 그 점에 대해서도 대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배달 대행 업체를 쓰는 다른 자영업자들 온갖 옵션을 만들어 할증은 붙이고 눈 오는 날, 미끄러운 날, 추운 날 등 핑계를 대며 가까운 곳만 간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먼 곳은 배달 플랫폼보다 비싼 배달료로 측정되는 곳도 있다. 가격은 올리고 서비스 개선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배달료 인상은 배달 대행업체 뿐 아니라 배민과 쿠팡이츠까지 합세했다. 쿠팡이츠는 2월부터 서울에서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료 5000원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요금제를 최소 7.5%에서 최대 27% 수수료로 손봤다. 쿠팡은 15%의 수수료를 낮춘다고 말했지만, 프로모션 때에 비하면 배달료가 오르는 셈이다.
배달의민족 역시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one)' 프로모션의 경우, 요금이 90일 단위로 자동연장 되던 것을 30일로 줄였다. 언제든 프로모션을 축소하거나 종료하겠다는 움직임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메뉴 가격이나 배달비를 인상시겨야 하고, 그 부담은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들도 높아진 배달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테이크 아웃'을 하거나 '배달 공동구매'라는 신박한 대응책으로 배달비를 아끼기도 했다. 배달을 시킬 때 아파트 단체톡방에서 함께 시킬 사람을 모집해 한꺼번에 주문을 해 배달이 오면 각자의 메뉴를 가져가는 식이다.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다는 소비자 C씨는 "평소에 배달 음식을 즐겨 먹었는데 배달료가 오르면서 테이크 아웃 위주로 하게 된다"며 "1인 가구의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