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 플랫폼이 식자재 시장이 진출하면서 영세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 각사
[프라임경제]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식자재 사업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소상공인과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배달앱 입장에서는 미미한 비율이지만, 영세업자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들의 B2B(기업간거래) 식자재 시장 분야 진출이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요기요는 지난 2015년 선보인 배달 비품 판매 플랫폼인 '요기요 알뜰쇼핑'에서 식자재 배송 서비스인 '싱싱배송'을 시작했다. 싱싱배송을 통해 과일, 야채, 수산물, 육류 등을 수도권 소재 입점 식당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진출한 배달 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은 2017년 4월 식자재 전문 쇼핑몰인 '배민상회'를 출범했다. 배민상회는 배달 비품부터 농수산물, 육류 등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현재는 8만개에 달하는 가맹 음식점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6월에는 쿠팡도 '쿠팡이츠딜' 서비스를 론칭해 '패밀리 마감세일'에서 자사의 배달앱인 쿠팡이츠 입점업체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식자재납품업 시장의 절반은 위탁지정급식과 기업형 프랜차이즈가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이 골목식당으로 구성돼 있다. 시장점유율이 15%에 불과한 대기업 유통회사들이 시장의 절반인 지정급식·프랜차이즈를 독점하고 있으며, 85%의 중소상인들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이 상황에서 주요 배달 플랫폼이 식자재 업계에 너도나도 진출하면서 식자재를 납품하는 소상공인들은 거래처를 뺏겨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월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및 투쟁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쿠팡을 비롯한 대기업 플랫폼 업체들의 유통시장 장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0월 식자재 유통상인들로 구성된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유통상인협회)는 식자재 납품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동반성장위원회에 접수했다. 유통 대기업들이 제조업체에서 저렴하게 납품하면서 중소 납품업체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배재홍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본부장은 "쿠팡·배민·요기요와 같은 플랫폼이 골목식당들을 상대로 해서 식자재를 납품하면서 기존에 납품하던 중소업체 사장들은 거래처를 뺏기고 매출이 더 줄었다"며 "대기업들은 바잉파워가 있어 제조사로부터 더 저렴하게 구입을 할 수 있어 싸게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들은 식자재 유통 비중이 매우 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민상회 내 식자재 유통 비중은 매우 적고, 배달에 필요한 비품 판매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요기요 관계자도 역시 "요기요 싱싱배송 식자재 유통 서비스는 요기요 사장님들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고, 타 경쟁사처럼 요기요가 직접 구축하는게 아니라 파트너사를 통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배민상회나 요기요와 다르게 가맹점들 대상으로 대량으로 식자재를 납품하는 게 아니라 가맹점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자재를 판매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세업체들 입장은 다르다. 파트너사를 통하거나, 비중이 미미하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거래처가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관계자는 "기업들의 입장은 말도 안된다"며 "위탁 형태라고 해도 자회사로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고, 가맹점에만 판매한다고 하지만,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누구나 가맹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