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2조' 롯데렌탈 상장 임박…최대주주 호텔롯데 상장 속도

호텔롯데 IPO, 롯데지주 합병 포함 "지배구조 개편 작업 출발점"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1.07.19 12:18:43
[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하면서 국내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나선다. 롯데렌탈 상장으로 최대주주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오는 8월9~10일 일반 청약을 앞두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예정인 1442만2000주 중 신주발행 물량은 721만1063주로, 공모희망가 범위는 주당 4만7000~5만9000원이다.

앞서 롯데렌탈은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 5월31일 상장 심사를 청구한지 한달여만에 심사 승인이다. 패스트트랙 심사로 절차를 추진하면서 예비심사 기간을 한달로 줄였다. 

롯데렌탈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호텔롯데의 자산 가치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 롯데호텔


롯데렌탈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7000억~2조원대로 추산된다. 이미 상장된 경쟁사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의 세전영업이익대비시장가치(EV/EBITDA) 등을 고려한 가치다.

예상대로 자본이 확충된다면 롯데렌탈 부채비율(올해 3월 기준)은 645.6%에서 440.8%로, 자기자본비율은 13.4%에서 18.5%로 개선돼 기업가치 상승은 물론 신용도에도 긍정적 신호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렌탈 상장, 호텔롯데 자산가치 재평가

롯데렌탈 IPO와 재무구조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곳은 호텔롯데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호텔롯데(47.06%)과 부산롯데호텔(28.43%) 지분율 변동이 없는 이유도 롯데렌탈 지분을 매각해 당장 현금 수입을 만들기보다, 향후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자회사 기업가치 증대 등 장기적인 계획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투자회사 그로쓰파트너도 롯데렌탈 지분을 19.61%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그로쓰파트너의 경우 롯데렌탈 상장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롯데렌탈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호텔롯데 자산 가치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2020년 말 지분율(42.04%)을 기준으로 롯데렌탈 지분가치를 3744억원으로 평가했고, 현재 지분율(47.06%)로 계산한 금액은 대략 4191억원이다. 호텔롯데 보유 주식수(1384만6833주)에 공모가 하단을 적용한 지분 평가액은 6508억원, 상단을 적용한 금액은 8169억이다. 롯데렌탈이 성공적으로 증권시장에 상장할 경우, 호텔롯데가 보유한 주식 가치는 1.5~2배로 상승한다.

문제는 호텔롯데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배력이다. 롯데지주의 경우 신 회장(13%)과 계열사 보유분을 합한 지분율이 41.7%인 반면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며 특수관계사인 일본 주식회사L투자회사 등이 99%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호텔롯데 포함 롯데그룹 전반에는 일본 기업이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롯데그룹은 롯데호텔 상장을 통해 이 같은 고리를 끊어야만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렌탈을 인수하던 시기에 호텔롯데 상장도 추진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인 신동주 광윤사 대표가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면서 이를 뒤로 미뤘다. 이듬해에는 정부가 롯데그룹에 대한 비자금 수사를 벌이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또 무산됐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렌탈 상장으로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 기업공개에 포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룹 내 지주사 체제를 정비하는 한편, 지주사 기능을 나눠맡은 호텔롯데를 상장시키면서 신주를 발행하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을 희석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ESG 경영 강화, 신사업 행보 "기업 가치 높인다" 

최근 호텔롯데가 글로벌 경영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받아들여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호텔롯데의 호텔사업부문인 롯데호텔은 지난달 2일, ESG 경영 원년을 선포하고 그룹 차원의 ESG 전략을 사업 특성에 맞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롯데호텔은 국내 소재 3개 브랜드 호텔(롯데호텔, L7호텔, 롯데시티호텔) 객실에서 제공되는 무료 생수를 무(無)라벨 제품으로 대체한다. 국내 브랜드 호텔로서는 최초 무라벨 생수 도입사례이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메디타운 조감도. © 롯데호텔


또한 L7호텔 및 롯데시티호텔에서는 욕실 어메니티를 담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대용량·다회용 디스펜서로 교체했고, 호텔 내에서 사용하는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는 등 탄소 배출 저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와 연계한 신사업 발굴에도 나섰다. 지난달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600세대 규모의 시니어 타운을 조성, 2024년부터 운영한단 청사진을 밝히면서다. 

비용과 수익성, 서비스 인프라 등의 문제로 국내 호텔업계가 발을 들이지 않았던 영역에 선제적으로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ESG 중에서도 'E'에만 집중해 한계가 있단 지적이 나왔던 호텔업계 행보와 달리 'S'측면까지 고려한 사업이란 평가다.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텔 브랜드로서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위대한 도전"이라며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요 교통 및 생활 중심지에 프리미엄 시니어 타운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롯데호텔의 ESG, 신사업 행보는 그룹 전체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초석 다지기란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매출회복 시기에 맞춰 ESG 경영과 신규사업을 다져놓은 경우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의 IPO 후 호텔롯데가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호텔롯데 IPO는 롯데지주와 합병을 포함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 IPO로 마련된 자금은 국내 계열사 간 지배구조 재편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롯데렌탈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호텔롯데 자산가치도 향상되면서, (호텔롯데)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