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9구역' 인근 현장 사진.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롯데건설이 '르엘' 명품 브랜드까지 앞세웠지만 조합원들의 틀어진 마음을 되돌리진 못 했다.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 롯데건설은 시공사 계약 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통해 최근 시공사 지위를 회복했지만, 조합원들은 지난 18일 임시총회에서 다시 시공사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
흑석9구역은 '서반포'라 불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강남과 인접해 있고 한강변 생활권에 역세권 입지와 유일한 평지라는 완벽한 입지를 갖춘 곳이다.
이 지역은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도보 5분 거리인 초역세권. 강남과 여의도 중간 지점으로, 여의도까진 차량으로 10분 이내 이동할 수 있고 △하나로마트 △시장 △중앙대병원 등 흑석 뉴타운 대다수 생활 편의시설이 9구역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다.
흑석 뉴타운 전체에서도 큰 규모로 사업이익이 우수할 뿐 아니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각종 규제와 무관하며 전매 제한이 없어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8년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2019년 10월 조합 관리처분인가 획득으로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돌입하는 듯 보였다. 특히 수주전 당시 '서울 정비사업 강자' GS건설(006360)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흑석9구역 수주전에서 자이(GS건설)에게 승리할 수 있던 배경에는 브랜드 파워 대비 월등한 사업 조건"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롯데건설이 제안한 '28층 11개동' 공약이 서울시 주택 관련 규제로 무산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롯데건설은 규제 대안으로 '25층·16개동'을 내밀었지만, 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적용을 요구했다. 서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 하자 조합은 결국 지난 2020년 5월 열린 총회를 통해 시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지난 11일 '시공사 계약 해지를 의결한 총회 결의를 무효화 해달라'며 제기한 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이겼고, 시공사 지위를 회복했다. 나아가 조합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적용을 제안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일각에선 조합 일부가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로 롯데건설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바라봤다. 여기에다 현재 롯데건설 보다 좋은 조건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했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지난 18일 열린 '흑석9구역' 임시총회에서 조합원들은 '시공사 롯데건설 지위 관련 의결' 투표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계약 해지에 찬성했다. ⓒ 흑석9구역 조합원
18일 열린 임시총회 1호 안건 '시공사 롯데건설 지위 관련 의결' 투표(투표 조합원 393명) 결과 △계약 취소 385표 △지위 유지 6표 △기권·무효 2표로 압도적인 차이로 계약 해지 결정이 났다.
이번 결정에 따라 조합은 지난 11일 '시공자 지위 확인 관련 의결 건의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의 패소 결정을 법원에 이의신청하고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을시 항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총회를 통해 새로 선출된 선거관리위원회가 향후 새 조합 선거를 진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다시 흑석9구역 시공사 지위 박탈 위기에 놓인 롯데건설이 어떤 방법으로 난관을 극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