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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車대調] #8. 국내 밴 시장 '가심비' 현대차 쏠라티 vs '가성비' 르노 마스터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1.06.18 16:56:34
[프라임경제] 대차대조표는 특정시점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경제적 자원)과 부채(경제적 의무), 자본의 잔액에 대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기업의 자금 상황을 알고자 할 때 사용되는 것이 대차대조표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상황을 알고자 한다는 큰 골자는 유지한 채 한자를 조금 다르게 해서 대차대조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수레 차(車)와 고를 조(調). 바로 '대車대調'로 말이죠. 

세상에는 수많은 자동차가 있고, 그 자동차를 만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속은 온통 라이벌 천지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언제, 어떤 브랜드가 우위에 서게 될지 가늠할 수 없죠. 이에 대차대조를 통해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빼곡히 채워지고 있는 경쟁 속에서 재밌는 이슈와 트렌드를 선별해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현대자동차 쏠라티 △르노 마스터를 알아봤습니다.

◆차박 끝판왕 대전 '유럽 정통' vs '국내 프리미엄'

지난해 캠핑카 관련 법 개정으로 인한 일반 자동차의 튜닝 허용은 차박 열풍에 더욱 불을 붙였습니다. 현재 대개 개조되는 차박 차량은 저렴하면서도 넉넉한 전고와 실내공간을 가진 차량들이 이용됩니다. 대표적으로 기아의 레이가 꼽히죠. 하지만 레이의 경우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타협을 본 차량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모델들이 있습니다. 바로 오토캠핑을 넘어서 오토글램핑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진짜 캠핑카 '현대차 쏠라티'와 '르노 마스터'입니다. 

좌측부터 현대차 쏠라티, 르노 마스터 외관. ⓒ 현대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기본적으로 두 모델은 편안한 휴식부터 샤워시설까지 구비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집으로도 개조가 가능한데요. 최적의 캠핑과 차박을 원하는 이들에게 두 녀석은 매력적인 차량임에 틀림없습니다.

크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쏠라티의 크기는 △전장 6195㎜ △전폭 2038㎜ △전고 2665㎜ △휠베이스 3670㎜, 르노 마스터(15인승 버스)는 △전장 6200㎜ △전폭 2020㎜ △전고 2495㎜ △휠베이스 4335㎜입니다. 비슷한 덩치를 가진 두 모델은 넓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공간 확장 없이도 내부공간을 여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데요.

먼저, 쏠라티는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고급 미니버스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스타렉스(현 스타리아) 이후 15인승 기준을 채울 대형 밴 라인업이 전무했었는데,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를 타깃으로 삼고 2015년에 출시됐죠.

좌측부터 현대차 쏠라티, 르노 마스터 실내. ⓒ 현대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르노 마스터는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 모델입니다. 미니버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평가할 수 있죠. 사실 르노 마스터는 출시된 지 40년이 넘었을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등 이미 유럽에서 검증이 된 모델이고요.

르노 마스터 버스는 13·15인승, 쏠라티는 15·16인승으로 이뤄졌는데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두 녀석은 캠핑카 외에도 학원버스·푸드트럭 등 다양하게 이용 가능한 재능꾼들입니다.

쏠라티는 상용차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을 만큼 실내 분위기가 고급스럽습니다. 세련된 센터페시아와 다양한 운전자 편의사양은 고급 세단에 타고 있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죠. 다만 뒷좌석 2점식 안전벨트는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입니다. 만약 현대차가 3점식 안전벨트를 기본으로 탑재해줬다면….

캠핑카로 개조된 현대차 쏠라티 내외부. ⓒ 현대자동차·JTBC 방송 캡처


실용성을 중시한 르노 마스터 실내는 전 좌석에 접이식이 아닌 고정식 좌석과 3점식 안전벨트를 기본으로 마련했고, 15인승 모델에는 전동식 발판을 통해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는데요. 물론, 부족한 2·3열 수납공간과 다소 불편한 시트 등은 많은 이들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쏠라티는 2.5ℓ싱글 터보 디젤 엔진와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3.0㎏·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덩치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듯 보이지만, 안전과 실용성에 중점을 둔 모델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크게 모자람 없죠.

르노 마스터의 6단 수동변속기는 조금 아쉽습니다. 6단 수동변속기는 2.3ℓ 트윈 터보 디젤 엔진과 만나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8.7㎏·m의 성능을 내는데요. 이미 많은 상용 모델에 자동변속기가 보편적으로 적용된 탓에, 자칫 흐름을 역행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수동 스틱에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적응시간도 필요하고요.

두 모델은 구동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쏠라티는 후륜구동 방식을, 르노 마스터는 전륜구동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르노 마스터는 미끄러운 노면에도 대응하기 수월해 사계절 내내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승차감에서는 후륜구동의 쏠라티가 더 나은 주행감을 보여줄 수 있겠죠.

캠핑카로 개조된 르노 마스터 내외부. ⓒ 르노삼성자동차


마지막으로 쏠라티 판매가격은 6489만원(15인승 기준)입니다. 비싼 거 아니냐는 지적도 상당하지만, 쏠라티는 의전용 차량으로도 사용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모델입니다. 여기에 비싼 돈을 주고 사는 소비재 중 하나인 자동차의 경우 단순히 실용성만이 구매 준거가 되는 것은 아닌데요. 이런 점까지 고려한다면 쏠라티 가격이 그렇게 비싼 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수입 모델이지만 국산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을 갖춘 르노 마스터(15인승 버스)는 4699만원인데요. 차량 내 군더더기를 제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남겨두며 가격경쟁력을 잡았습니다. 애초부터 다양한 변신을 염두에 두고 만든 차량이라는 생각과 함께 르노가 가격정책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녀석은 완성차 브랜드가 다양한 컨버젼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모델임에는 분명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도 있고, 소비자 선택의 폭까지 넓혀주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서로 각기 다른 콘셉트로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고 있는 쏠라티와 마스터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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