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전자(066570)가 모바일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 내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던 LG전자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 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005930)가 64.5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 25.63%, LG전자 6.43%로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LG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은 한 자릿수(약 3%)인 반면, 국내에서는 10명 중 1명(13%)이 LG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적지 않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던 LG전자가 모바일 사업 철수를 5일 공식화함에 따라 업계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내 LG의 공백을 삼성전자와 애플, 일부 중국 제조사가 메울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 갤럭시 S21 시리즈 3종. ⓒ 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차지하고 있던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일찍부터 나선 상황이다.
지난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닷컴이나 갤럭시 캠퍼스 스토어에서 △갤럭시 S21 시리즈 △Z폴드2 △Z플립 5G를 구매한 고객이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최대 15만원을 추가 보상해주는 '갤럭시 트레이드인'을 오는 5월31일까지 실시한다.
보상 대상 모델은 갤럭시S10 시리즈와 LG전자 V50으로, 갤럭시 S10 시리즈는 중고가에 15만원, V50은 7만원을 각각 추가로 보상한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그간 주로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을 대상으로 해왔던 중고 보상 프로그램에 이례적으로 LG전자 모델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LG전자 스마트폰을 이번 프로그램 대상으로 포함한 배경으로는 이미 모바일 사업 철수 쪽으로 가닥이 잡혀있던 LG전자 선호 소비자들을 삼성전자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즉, 출시 2년이 지나 교체시기가 된 V50의 소비자들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공식화하면 삼성전자 혹은 애플 등의 스마트폰을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하는데, 이를 미리 예견하고 보상 판매를 통해 교체 수요를 갤럭시 S21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
삼성전자의 이러한 노력에도 LG전자의 점유율 다수를 차지하는 데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애플 역시 최근 아이폰 보상프로그램에 안드로이드폰을 포함시켰으며, 올 상반기내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2세대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
애플도 최근 안드로이드폰을 보상프로그램 대상에 포함시켜 LG전자 모바일 사업 철수에 따른 점유율 경쟁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를 대신해 스마트폰 시장 내 중국 업체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이 입지를 넓히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따라서 2021년 삼성과 애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쟁탈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전자는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뒤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누적 적자 규모만 5조원에 달하면서 5일 이사회를 통해 모바일 사업 완전 철수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