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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현모 우려 현실로…웨이브 1조원 콘텐츠 투자 '맞불'

SKT, 1000억원 추가 유상증자 결정…웨이브 CCO 영입 추진 중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1.03.26 11:31:07
[프라임경제] "투자 규모를 우리 뒤에 발표할 회사가 있을까. 우리보다 더 많이 한다고 하면 좀 그렇지 않나…"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구현모 KT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KT


구현모 KT 대표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23일 KT가 콘텐츠에 국내 최대 콘텐츠 투자 규모인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웨이브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SK텔레콤(017670)과 지상파 3사가 출범시킨 웨이브는 2019년 출범 당시 4년간 3000억원 이상을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티빙은 향후 3년간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 대표는 23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콘텐츠에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웨이브와 티빙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날 구 대표는 콘텐츠 투자 규모에 대해 "다른 미디어 제작사의 투자규모가 3000억~5000억원 정도인데, 적어도 다른 국내 사업자보다 많지 않겠냐"며 "오리지널 타이틀 100개 정도에, 각각 50억~500억원의 투자 규모"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의 콘텐츠 투자 발표 이후 며칠 만에 웨이브는 이를 뛰어넘는 투자액을 제시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웨이브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웨이브는 기존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비해 규모 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공격적 투자 행보로 국내 미디어 플랫폼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웨이브는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영입을 추진 중이며, 상반기 중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도 설립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국내 상륙 임박…'경쟁 vs 협력'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디즈니플러스)' 한국 진출이 가시화 된 가운데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디즈니플러스와의 협력에 선을 그었다.

박정호 CEO가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 SK텔레콤


2019년 연말 박 대표는 "디즈니는 만난 것은 맞고, 재밌는 것을 가져왔다"고 밝히는 등 협력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최근 입장을 바꿨다. 

박 대표는 25일 SK텔레콤 제37기 주주총회 직후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 가능성에 대해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넷플릭스 CEO는 저한테 시간 되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박 대표의 발언은 디즈니플러스와 협력이 아닌 경쟁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를 둘러싸고 법적공방을 벌였다. 이에 디즈니플러스가 SK텔레콤과의 제휴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KT는 디즈니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 사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와의 제휴를 묻는 질문에 "다양한 방면으로 논의 중"이라며 "디즈니플러스와 경쟁관계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마음에 드는 콘텐츠에 공동투자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한국 논의하고 있다"며 "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말을 잘 한다.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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