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지금까지 총 58만여 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그런데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물론 사망사례까지 잇달아 보고되면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는 실정인데요. 특히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의심 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란 인체의 외부에서 들어온 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나는 전신 알레르기를 일컫습니다.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 소실 등의 쇼크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죠.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조치를 해야한다. © GC녹십자의료재단
원인에 노출된 후 대개는 30분 이내에 급성으로 호흡기, 순환기, 소화기, 피부 등 다양한 부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데요. 기관지 근육의 경련과 수축을 유발해 호흡 곤란과 천명, 저산소증, 코막힘, 콧물 등이 나타나며 혈압의 감소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오심과 구토가 생기고 위장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복통이 발생하기도 하며 피부 또는 점막에 두드러기, 소양감, 홍조 등이 생길 수 있죠.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물질은 땅콩·유제품·갑각류 등 음식물부터 약물, 곤충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약물의 경우 대표적으로 페니실린이나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베타락탐 항생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그리고 컴퓨터 단층촬영(CT)에 사용되는 조영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그 효과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PEG가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PEG에 대해 항-PEG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현재 항-PEG 항체를 측정할 수 있는 체외진단검사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만세포의 활성화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트립타제(Tryptase) 검사'를 통해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비만세포는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을 인식해 항원과 싸울 수 있는 세포들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로, 여기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단백질이 바로 트립타제인데요. 때문에 트립타제 수치를 통해 비만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하면 아나필락시스 발생 여부를 진단할 수 있죠.
만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중증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라면, 증상이 발생하고 30분~3시간 이내에 채혈을 실시해 혈액 내 트립타제를 검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증상 발생 후 24시간 후에 혈중 트립타제의 수치가 기준치로 되돌아 갔을 때 다시 채혈하고 트립타제를 측정하면 최종적으로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할 수 있죠.
권애린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PEG 또는 관련 성분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 발생 이력이 있는 경우 일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금기 대상에 속하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조치를 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