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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매수' 재미 본 장선익, 동국제강 승계 본격화

상무 승진 전 잇딴 자사주 매입…"주주가치 제고라더니"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0.12.04 17:16:25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 ⓒ 동국제강

[프라임경제] 동국제강(001230) 오너 일가 4세인 장선익 이사가 상무로 승진하면서, 앞서 사측이 장 상무의 자사주 저점 매입을 두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 경영"이라고 한 것에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외면적으로는 '책임 경영' 일환이라고 했지만, 안에서는 지금껏 심혈을 기울인 저점 매수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율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4일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는 이날 정기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인천공장 생산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세대 경영학 학사와 일본 히토츠바시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친 장 상무는 지난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팀에 입사했다. 미국·일본법인을 거쳐 2016년 12월 이사로 승진했으며, 2018년부터 경영전략팀장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장 상무의 인사를 두고 동국제강이 사실상 4세경영 방침을 공식화한 것과 다름 없다는 시각이다. 앞서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도 현장 경험을 통해 경영 수업을 받았는데, 장 상무 역시 같은 수순을 밟게 됐다. 장 상무는 장세욱 부회장의 아들이다. 

이에 따라 장 상무는 인천공장 생산담당으로 일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장 상무가 승진 전 급락한 자사주 매입에 몰두해 왔다는 부분이다. 

올해 동국제강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주가 폭락을 겪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1·2분기 동국제강 주가는 지난 3월19일 2780원 최저를 찍었다. 이후 오너 일가의 꾸준한 자사주 취득으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현재 7840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장 상무는 올해 3분기 초반 동국제강 주식을 47만9540주(지분율 0.50%) 들고 있었는데, 분기말까지 총 79만0703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83%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애초 작년만해도 동국제강 4대주주였던 장 상무다. 하지만 잇딴 저점 매입을 통해 3대 주주였던 회장 여동생 장윤희씨 지분율(0.59%)을 올라선 것. 장 상무는 최대주주인 장세주 회장(지분율 13.94%)과 회장 남동생인 장세욱 부회장(9.43%)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게 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오너 일가의 자사주 매입 당시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해명했지만, 4세 경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는 의혹은 쉽게 떨쳐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론 저가매입을 단행해 온 장 이사가 상무로 승진했기 때문에, 그간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운 것과 달리 지배구조 강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 상무 자사주 지분율이 유효한 수준로 평가하기엔 미미한데다, 장남으로서 책임경영상 자사주 매입도 예상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랑 연계하기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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