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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약 독하다"…실제 부작용 경험은 14%

대한피부과학회, 대국민 인식 설문 조사…'편견타파' 캠페인 실시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11.12 15:17:23
[프라임경제] 국민 10명 중 8명은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말을 들어봤으며, 5명 이상은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부과 약 복용력이 있는 약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국민 인식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79%는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해당 인식에 대한 동의율 또한 56.1%로 많은 이들이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생기게 된 이유로는 직접적인 약에 대한 부작용 경험보다는 일반적인 통념이라고 응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천욱 대한피부과학회 회장. © 대한피부과학회


한태영 노을을지대학교병원 교수는 "피부과 약이 독하다는 인식이 생기게 된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과거에 나병으로 불리던 한센병의 치료를 피부과에서 담당했고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던 한센병을 치료하는 피부과 약은 독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인들에게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두피의 곰팡이 감염이나 발톱 무좀 치료제로 사용했던 항진균제가 광과민증이나 간손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었으나 현재 항진균제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대체됐다"고 덧붙였다. 

의사가 피부과 약을 처방했음에도 불구,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한 경험이 약 26%로 조사됐다. 약 복용을 중단한 이유로 많은 응답자가 피부과 약의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감을 들었다.

약 복용 후 부작용과 관련한 응답에서는 약 85%의 응답자가 피부과 약 복용 후 질환이 호전되거나,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약 복용 후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14% 정도에 불과했다. 2019년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보고된 약물 부작용 건수 총 4301건 중 피부과 약의 부작용 건수는 43건으로 약 1%에 그쳤다. 또, 항상제에 의한 부작용 보고 440건에 비해, 피부과에서 처방하는 주요 약물인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 보고 건은 21건에 불과했다. 

한 교수는 "피부과 질환에는 급성 두드러기처럼 수일 내 빠르게 호전되는 질환도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 건선과 같이 장기적인 약 복용과 피부 관리가 필요한 질환도 있다"며 "결코 단순 경증 질환으로만 치부하거나 피부과 약의 장기복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약 복용을 스스로 거부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대한피부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는 피부과 약에 대한 오해는 피부과 전문의로부터의 정확한 처방과 올바른 정보제공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 '편견타파:피부과 약 바로알기' 캠페인을 통해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국민과 피부과 전문의와의 접점을 보다 넓혀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피부과 전문의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바른 정보 전달을 위해 올해 7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을 이용해 설문조사에 나온 주목할 만한 데이터를 모아 피부과 약에 대한 부작용, 잘못된 인식, 통념상의 선입견을 바로잡는 유튜브 영상을 게시, 피부과 약에 대한 편견을 줄여 피부과 약은 피부질환을 위한 안전한 약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계획이다.

박천욱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은 "제18회 피부건강의 날의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보듯 피부과 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대한피부과학회는 이번 캠페인과 유튜브 채널로 피부 질환 및 피부과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피부과 약은 독하다라는 오해를 바로잡아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피부과 약을 복용한 후 경험했던 부작용 증상

-속이 쓰리다.

"위장장애는 피부과 약에 특이적인 부작용이 아니며, 피부과에서 처방이 적은 소염 진통제의 가장 큰 부작용이다. 피부과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 중 노인들의 경우 다른 내과적 질환의 치료를 위한 약을 병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부과 약에 의한 특이적인 증상이라고 하기 어렵다."

-몸이 건조하고 갈증이 생긴다, 잠이 많이 오고 몸이 무겁다, 집중과 의욕이 떨어진다.

"피부과에서 두드러기나 소양증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에 의한 증상으로 생각된다. 과거의 항히스타민제들은 간혹 이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했으나 최근 새롭게 개발된 약들은 졸음, 갈증 등의 부작용이 줄어들었으며 이러한 증상들은 약 복용을 중단하면 사라진다. 항히스타민제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가 수년을 매일 복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이다."

-피부과 약은 내성이 쉽게 생겨 복용하다 보면 효과가 없어진다.

"약물의 내성은 항생제에 관련된 부작용이다. 항생제는 피부과에서 처방이 적은 약물이며, 최근에는 항생제 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피부과 약을 복용하면 호르몬 변화를 주고 중단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며 살이 찐다.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에 관한 부작용으로 생각된다. 경구 스테로이드는 피부과 뿐 아니라 병원의 모든 과에서 사용하는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로, 급성 염증반응이 질병의 경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사용한다. 장기 복용시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는 피부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른 적절한 약제, 용량, 복용기간의 선택으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는 장기적인 약 복용이 필요한 만성 피부 질환 (건선, 아토피피부염등의 질환)에서는 부작용의 우려로 경구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거의 하지 않으며 대체 약물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더욱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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