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1년에 참가할 우선 협상 대상 기업들이 선정됐다.
이런 가운데 진에어 그린윙스는 우선 협상 기업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팀 존폐 기로에 섰다.
라이엇 게임즈가 도입 예정인 프랜차이즈 모델은 리그와 팀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의사결정을 내린다. 또 2부 리그 강등 위험 없이 경기 중계권료와 스폰서 수입 등을 나눠 받는 등 운영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8월28일 프랜차이즈에 합류할 팀의 2차 심사결과 발표를 통해 우선 협상 대상 10개 기업과 예비 협상 대상 5개 기업을 선정했다.
2차 심사를 통해 확정된 우선 협상 대상 10개 기업은 △브리온이스포츠 △샌드박스게이밍 △아프리카프릭스 △에이디이스포츠 △케이티스포츠 △팀다이나믹스 △한화생명보험 △DRX △젠지 e스포츠 △SK텔레콤 CS T1이다.
또 예비 협상 대상 5개 기업(예비 순위순)은 △에이피이스포츠 △빅픽쳐게이밍 △세마이스포츠 △소노호텔앤리조트 △옵티멈존이스포츠가 선정됐다.
LCK 프랜차이즈 모델 예비 협상 대상 5개 기업 명단. ⓒ 라이엇 게임즈
예비 협상 대상 기업 중 눈에 띄는 곳은 세마이스포츠다. 세마이스포츠는 진에어(272450)와 함께 e스포츠 게임단 '진에어 그린윙스'를 운영하는 파트너사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칼(180640) 전무가 2013년 진에어 전무 시절 진두지휘했던 작품 중 하나로, 당초 이번 프랜차이즈 합류 및 프랜차이즈 우선 협상 대상 기업 선정에 유력한 팀으로 꼽혔다.
조현민 전무가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던 데다, 한진그룹이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지니고 있어 이번 LCK 프랜차이즈 우선 협상 대상 기업 선발에 중요 지표 중 하나였던 기업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LCK 2020 스프링 승격강등전에서 패배하며 하부 리그로 강등된 진에어 그린윙스가 2020 LoL 챌린저스 코리아 서머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업계의 예상과 달리 진에어 그린윙스는 프랜차이즈 예비 협상 대상 기업 중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즉, 2021년 본격 도입될 LCK 프랜차이즈 합류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는 진에어 그린윙스가 LCK 프랜차이즈에 합류하지 못할 경우 팀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진에어 그린윙스 팀 해체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진에어 그린윙스가 하부 리그로 강등돼 투자 대비 홍보 효과가 미미해진 것은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과 함께 운영 중인 스타크래프트2 팀에 대한 e-스포츠 팬들의 떨어진 관심으로 인해 선택과 집중 명목으로 해체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이 같은 논란이 일 때마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강등과 상관없이 팀을 이끌겠다"고 해명해 왔지만, 이번 프랜차이즈 우선 협상 대상 제외 관련해서는 사실상 팀 해체 가능성을 인정했다.
진에어는 "프랜차이즈가 도입되면 하부 리그는 2군 리그로 대체돼 팀이 남아 있을 명분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진에어 그린윙스가 유지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2019 롤드컵 결승전 현장사진. ⓒ 라이엇 게임즈
이런 가운데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우선 협상 대상 기업이라도 LCK 프랜차이즈 계약 협상 기간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드러나면 예비 협상 대상 기업의 LCK 프랜차이즈 합류에 대해 추가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우선 협상 대상 기업이 탈락한 자리에 예비 협상 대상 기업인 세마이스포츠가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앞서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조현민 전무가 다시 한 번 투자유치와 그룹 차원에 투자지원을 약속해주는 경우만이 유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업계는 조현민 전무가 LCK 프랜차이즈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국내 항공사들 역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리그 참가비만 120억원에 달하는 LCK 프랜차이즈 도전은 한진그룹과 진에어, 조현민 전무에게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진에어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줄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모두 전년 대비 확대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
진에어 그린윙스 관계자는 "LCK 프랜차이즈 합류에 실패할 시 팀 해체 수순을 밝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며 "아직 최종탈락은 아니라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 그린윙스가 예비 협상 대상 기업에 포함돼 있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종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예비 협상 대상 기업 순위 3위인 진에어 그린윙스가 최종 선정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