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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초저금리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 P2P 대출

기관투자자들도 관심↑…높아지는 연체율 관리 '성장 관건'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4.14 08:25:11
[프라임경제] 지난 2005년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P2P 대출(Peer-to-Peer Lending)이 국내에 도입되자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은행이 아닌 '개인과 개인간 대출 거래'라는 점은 물론, 대출 신청자와 투자자 모두 '윈-윈' 구조라는 점도 그랬죠.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크라우드 펀딩 기반의 'P2P 대출'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입니다. 2010년 국내에서도 역시 새로운 금융 트렌드로 주목받기도 했죠. 

그리고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P2P 대출은 또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서자 또 하나의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죠. 이는 투자금을 통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동시에 환수 리스크도 적기 때문입니다. 대출 신청자도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시금 주목받게 된 P2P 대출. 그렇다면 문제점은 없을까요? 

'그때 그 시절' 주목받던 新 금융 트렌드

국내에 2006년 도입된 P2P 금융업체들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전후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습니다. 

'대표 P2P업체' 머니옥션은 설립 이후 2009년 12월 기준 누적대출금 55억원으로 전년대비 12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팝펀딩도 당시 3만3000명의 회원 목표를 20만명으로 잡기도 했습니다. 

점차 신규 가입이 꾸준히 늘어났기에 목표 달성은 시간 문제였다는 게 당시 업계 평가일 정도로 P2P 대출에 대한 관심도 높았죠.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 픽사베이

P2P 대출은 기본적으로 대출을 원하는 이들이 플랫폼을 통해 신청하면, 투자자 개인 판단에 따라 이율과 상환기간을 합의하고 해당 금액을 모아 대출하는 방식입니다. 

신청자들은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정보와 신용 정보를 공개하고,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금액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플랫폼 업체들은 신청자와 투자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후 P2P 대출은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로 주목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했으며, 심지어 팝펀딩은 기부성 투자 장려 목적으로 '학자금 후원 서비스'도 실시했습니다. 이 덕분에 많은 저신용자들이 신용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P2P 금융업계에 있어 적지 않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기 위해선 '대부업 등록'이 필수였지만, 그럴 경우 지자체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죠. 여기에 투자자에게 원천 징수되는 높은 세율(27.75%)도 적지 않은 불만이었습니다. 

'법제화 성공' 제도권 안착…기관투자자들 관심

이런 연유 때문에 2016년 6월 설립된 '한국P2P금융협회'가 P2P 대출 관련 구체적인 가이드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그동안 인정하지 않던 P2P 대출을 금융으로 인정, 법망을 피하는 이들이 없도록 예의주시하기도 했죠. P2P 대출로 고금리에 시달리는 저신용자들 사정이 개선되고, 투자도 보다 활성화되길 바란 셈이죠. 

그리고 결국 지난해 10월31일, P2P 대출법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온투법)'이라는 이름으로 법제화에 성공,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온투법'에 따라 금융업으로 인정받은 P2P 대출업은 투자 수익 27.5%에 달하는 세율도 15.4%로 낮아졌습니다. 

제도적 규제로는 P2P 회사 수수료 상한액을 비롯해 △부당한 내부 대출 금지 △P2P 회사 선대출 투자자 후모집 금지 △투자자 보호 조치 등도 마련, 점차 금융업으로의 면모를 갖춘 것이죠. 

이처럼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P2P 대출은 이후 성장세를 거듭, 지난해 말 기준 약 9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해당 과정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하는 스타트업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기관 투자자들도 점차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수익률과 적은 부실 거래로 인한 '높은 안정성'이 이들 구미를 당긴 결과였죠. 

과도한 부동산 비중과 점차 높아지는 연체율 '빨간불'

무엇보다 급격한 P2P 대출 성장 배경으로 '부동산 열풍'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P2P 금융 대출(6조1244억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66%)이 바로 부동산 대출입니다. 항목별로 보자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1조8154억원 △부동산 담보대출 1조5640억원 △기타 부동산 담보대출 4293억원입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P2P 금융은 건설 경기 부침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취약성 때문에 갈수록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실제 한국P2P금융협회 46개 협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6.79%에 그쳤던 평균 연체율이 △2월 7.54% △12월 8.43% △2020년 1월 9.32%로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늘어나는 연체율을 우려한 금융감독원은 결국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금융위원회는 감독규정과 시행세칙 제정안을 마련해 P2P 투자 한도를 하향조정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출 수요 급증을 우려한 선제적 조치였죠. 

이번 조치로 P2P 상품 투자 한도는 △전체 5000만원 △부동산 3000만원으로 규정됐지만, 감독규정으로 △전체 3000만원 △부동산 1000만원 이내 제한됩니다.

'초저금리 시대 매력 투자처'인 P2P 금융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이들을 위한 대출 상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과연 또 다시 혁신적 금융상품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안정적 연체율 관리와 각종 사건사고 방지 장치 마련이 시급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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