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양한 웰빙 트렌드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료 발전도 호흡을 같이하고 있는데요, '메디톡'에서는 급속히 진화하고 있는 의료 트렌드와 함께 다양한 질병, 건강 정보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 인체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고 있어 뇌하수체가 없으면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데요.
이러한 뇌하수체의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초래할 경우 뇌하수체 종양, 자가면역성 염증 등의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뇌하수체의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초래하는 병에는 뇌하수체 종양, 자가면역성 염증 등의 질환이 대표적인데요.
이번 메디톡에서는 김선호 이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에게 뇌하수체의 종양의 종류와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뇌하수체, 10여 가지 넘는 호르몬 분비 조절
뇌하수체는 사람의 두 눈 사이에서 뒤쪽으로 약 6~7cm, 뇌의 정중앙 아래 부분에 위치하는 직경 약 1.5cm 크기의 아주 작은 구조물입니다.
뇌하수체는 바로 위쪽에 위치하는 시상하부라는 구조에서 나오는 명령에 따라 신체의 각 부위에 위치한 호르몬 분비 구조 즉 △갑상선 △유방 △난소 △고환 △근골격계 △부신피질 등에서 만들어지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10여가지가 넘는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요.
갑상선이나 부신피질 등 호르몬 분비구조물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면 이 호르몬들은 혈류를 따라 몸속을 순환하게 되고 시상하부가 이 호르몬들의 혈중 농도를 감지해서 뇌하수체로 하여금 부족한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을 더 만들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인체 내에서는 호르몬 분비 구조물이나, 뇌하수체의 이상에 따라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또는 부족하게 분비될 수 있습니다.
◆뇌하수체 종양, 전체 뇌종양 약 25% 차지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발생하는 뇌하수체 종양은 전체 뇌종양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종양인데요. 병리학적으로는 99%가 양성 종양으로, 즉 암 같은 악성 종양이 아닙니다.
뇌하수체 종양은 일부의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돼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종양에 의해 정상의 뇌하수체가 압박돼, 호르몬의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제대로 안 될 수도 있죠.
김선호 이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의 치료목적은 너무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을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고 비정상적으로 너무 적게 분비돼 기능저하가 초래된 호르몬의 기능은 약물치료를 통해 도와주고 종양의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론적으로는 뇌하수체종양은 완전히 제거하면 재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종양이 주변의 경정맥동을 침범한 경우에는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가 불가능해 이 남은 부분에서 재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물론 경정맥동을 침범하지 않았더라도 종양의 크기가 너무 크고 주변의 시신경이나 경동맥 등의 구조물과 붙어 있는 경우에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종양, 호르몬 종류에 따라 4가지로 분류"
뇌하수체 종양은 종양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요.
먼저 유즙분비 호르몬 분비 선종은 뇌하수체 세포들 중 유즙분비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종양으로 변해 유즙분비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하는 경우입니다.
김선호 이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이대서울병원
성장호르몬 분비선종은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가 종양세포로 발전해 성장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경우인데요. 이로 인해 성장기에 이 병이 발생하면 거인증이 생길 수 있으며 성장기가 지난 후에 발생하면 말단비대증을 나타나게 됩니다.
"성장 호르몬 분비선종은 제때 치료를 못하면 고혈압, 인슐린으로도 치료가 잘 안 되는 심한 당뇨병이 생기게 되고 나중에는 심장 근육의 이상을 초래해 울혈성 심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제때 치료를 못하게 되면 평균적으로 수명이 10여 년 정도 단축되거나 당뇨, 고혈압,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증가하게 되는 병이다."
쿠씽씨병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부신피질 자극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인해 발생하는 병으로 △얼굴이 달덩이처럼 변하고 얼굴색이 붉어지고 피부에 여드름 같은 것이 많이 난다 △살이 몸통에만 찌고 다리나 팔은 가늘어진다 △목 뒤의 살이 자라 올라온다 △살이 터지는 증상을 보이고 피부에 출혈성 반점이 생기거나 외상을 입으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이죠.
마지막으로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은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는 세포들이 종양으로 발달해 자라나게 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호르몬 과다분비 증상보다는 종양에 의해 정상 뇌하수체가 오랫동안 압박을 받게 돼 뇌하수체 기능저하증 증세를 나타내며 종양이 커져서 시신경을 압박해 증세를 나타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김 교수는 "일단 뇌하수체 종양으로 진단이 되면 정밀 호르몬 검사를 통해 전체 뇌하수체 기능을 확인하는 복합뇌하수체기능자극 검사를 시행해 뇌하수체의 기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완전하게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책"
복합뇌하수체 기능자극 검사의 결과에 따라 뇌하수체 종양의 종류를 판단하게 되며 종양의 종류에 따라 다른 치료방법을 적용합니다.
먼저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뇌하수체 종양의 경우 약물치료가 우선적으로 시도되는 종양입니다.
김 교수는 "약물을 3개월 정도 투여하게 되는데, 혈중 프로락틴 수치를 2주 간격으로 측정해 프로락틴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는지를 관찰하면서 약의 용량을 조절하게 되고 약물치료를 시작한지 3개월 후에 반드시 MRI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고, 프로락틴 수치가 정상이 되고, 환자가 약물 투여에 대한 부작용(특히 소화장애)이 없는 경우에는 평생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뇌하수체 종양 환자의 MRI 사진. ⓒ 이대서울병원
약물 투여 3개월째 프로락틴 호르몬치와 MRI 결과를 보고 계속 약물을 투여할지 수술로 치료할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약물 투여를 3개월간 해도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지 않거나, 환자가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심해 약물을 계속 복용할 수 없는 경우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게 됩니다.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은 일차적인 치료로 수술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종양이 경정맥동을 침범하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로 종양의 완전제거가 가능하며 수술만으로 성장호르몬의 과다분비가 정상이 될 수 있는 확률은 약 75~95%라고 합니다.
쿠씽씨병은 성장호르몬 분비선종과 같이 수술이 일차적인 치료방법입니다. 이병에는 약물치료가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가능한 한 완전하게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책인데요.
그러나 종양을 완전히 제거해도 약 15%에서는 호르몬 분비가 정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감마나이프나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비기능성뇌하수체 종양은 대부분의 경우 호르몬의 과다분비 증상이 없어 환자들이 종양이 커져 시신경을 압박해 시력장애나 시야결손이 나타날 때까지 모르고 지내다가 시력장애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만일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사물에 초점이 잘 맞지 않거나 시야의 바깥쪽이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거나 또는 바깥쪽 시야가 어두지는 경우에는 뇌하수체 종양을 의심해야 합니다.
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최선으로, 종양제거 후 시력이나 시야 장애가 회복될 가능성은 약 85% 정도라고 하는데요.
김 교수는 "기능저하증은 수술 후 약 2년여에 걸쳐서 회복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환자가 비교적 나이가 젊고 수술 전에 시행한 MRI에서 남아있는 뇌하수체가 상당부분 보이는 경우에는 약 70~80% 회복되지만 나이가 많거나 뇌하수체가 별로 남아있지 않는 경우에는 정상으로의 회복이 불가능하여 평생 호르몬 제제의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죠.
◆'수술 정확도·호르몬 관리' 중요
뇌하수체 종양의 수술 방법으로는 코를 통해 수술하는 경접형골 뇌하수체 종양 절제술과 머리뼈를 열고 뇌 안쪽으로 접근하는 경두개 접근법을 들 수 있습니다.
경두개 접근법은 종양이 뇌하수체 위쪽으로 많이 자란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이나 이 방법은 뇌를 수술 중 양쪽으로 당기고 종양에 의해 심하게 압박 받고 있는 시신경을 만져가면서 시신경 사이로 종양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전에 시력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뇌견인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시신경의 손상 위험성이 높습니다.
그 대신에 한쪽 콧구멍을 통해서만 종양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방법은 윗잇몸을 절개하는 수술 방법에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막을 수 있고 환자의 수술 후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감마나이프 치료법은 1990년대 초부터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방법인데요. 이 감마나이프 치료법은 뇌하수체 종양에 대해서는 일차적인 치료보다는 수술 후 경정맥동에 남아 있는 종양이나 재발한 종양 등의 치료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의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술의 정확도와 수술 후 호르몬의 관리'라고 강조했는데요.
"뇌하수체 종양은 종양이 신체의 내분비기능을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뇌하수체에 생기는 종양입니다. 따라서 종양의 수술적 제거만이 치료의 목적이 아니라 내분비 기능의 정상화도 중요한 치료의 목표가 됩니다. 때문에 뇌하수체 종양의 수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절개 부위의 크기나 입원 기간이 아니라 종양을 얼마나 완전히 절제해낼 수 있는가 하는 점과 호르몬 기능을 얼마나 정상화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