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민 주도 불매운동이 전범기업에 대한 퇴출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프라임경제>는 일본과 국내 사료를 기반으로 알려지지 않은 전범기업들과 국내기업의 유통 및 제휴 현황을 밝혀 시민들의 주도로 진행되는 불매운동을 적극 지원하며 국내기업의 독립과 자생을 돕고자 한다.
◆Furukawa Electric Co.,Ltd.
후루카와전기(古河電氣工業, Furukawa Electric Co.,Ltd.) 사사에 따르면, 자사는 1886년 구리광산 개발에 필요한 기계설비 생산을 위해 설립됐다.
후루카와전기공업(현 후루카와전기)은 후루카와광업(古河機械金屬, Furukawa Co.,Ltd)에 뿌리를 두고 있다. 후루카와광업은 일본 재벌가문 중 한 곳인 후루카와 가문 출신 후루카와 이치베에가 폐광됐던 광산서 구리광맥 채굴에 성공, 이를 기반으로 설립한 회사다.
후루카와광업은 1884년 당시 일본 내 구리 생산에 4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고, 이 과정에서 광산 개발에 필요한 기계설비의 자체 생산을 위해 1886년과 1918년에 각각 후루카와전기공업과 후루카와기계금속을 설립했다.
이렇게 설립된 후루카와전기는 현재 일본 대표 전기 전자 장비 회사로 자리 잡았으며 △전자 및 자동차 시스템 △에너지 및 산업 제품 △경금속 △통신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후루카와공업과 후루카와전기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과 한반도 등지에서 조선인 강제징용에 나섰던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실제 후루카와광업은 1950년에 작성돼 1953년 일본 정부와 재무부에 의해 출판, 2008년에 공개된 '경제 협력국 105(노동성 조사,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발생 부채)'와 2017년 발표된 '경제 협력국 108(한국인 미지급 임금 및 부채 조사 요약)' 기업 명단 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 2011년 9월16일 발표한 '일본 전범기업 1차 명단'에 따르면, 후루카와광업은 일본과 한반도 내 강제동원작업장수를 각각 13개와 4개 총 17곳을 운영했다.
후루카와전기 역시 일본과 한반도 내 강제동원작업장수를 각각 4개와 6개 총 10곳을 운영했다고 명시돼 있는 등 양사는 대표적인 전범기업으로 분류된다.
◆LS "전범기업인지 몰랐다"
이런 후루카와전기와 합작사 설립을 위해 손을 맞잡은 곳이 있다. 전선과 동제련 부문 사업을 영위하는 LS그룹이다.
지난 27일 LS그룹에 따르면, 자사 계열사인 수페리어에식스(SPSX)와 후루카와전기가 권선(변압기나 모터 등 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수페리어에식스는 올 6월 기준 LS그룹의 지주사인 LS(006260)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북미 최대 전선회사였던 수페리어에식스는 LS가 지난 2008년 주식공개매수를 통해 인수한 곳이다.
수페리어에식스와 후루카와전기의 합작사 사명은 '에식스후루카와마그넷와이어'로 지분율은 SPSX 61%, 후루카와전기가 39%를 각각 가질 계획이다. 구체적인 합작사 설립조건과 운영방식 등은 관련기관 승인 등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며, 합작사 출범은 오는 2020년이 목표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이번 합작사 설립에 대해 "합작사는 전력·전자·자동차 등 각 사업 분야에 우수한 기술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권선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며 "민간 차원 사업 협력 케이스가 최근 한·일 간 무역 전쟁 등으로 경색 국면에 놓인 양국 관계 해소에 작은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LS와 후루카와전기의 특별한(?)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후루카와전기는 LS의 주 사업 분야 파트너사로서,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올 5월 일본 주요 고객사 경영진과 사업 파트너십을 강화를 위해 사업 현안 관련 논의를 진행할 당시 후루카와전기와도 조우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다.
LS그룹 측 관계자는 후루카와전기가 전범기업임을 인지하고 합작사 설립을 추진했는 지에 대해 묻자 "후루카와전기가 전범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곳인지 몰랐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권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의 사업적인 제휴는 당연한 일이다"며 "잘하는 분야에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로만 봐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작사 설립 발표에 대해 "일본 불매운동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발표로 기업 이미지 하락을 자초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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