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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합작회사 한국콜마…오너리스크·후쿠시마 의약품 논란 '겹 악재'

전직원 보수채널 시청…'크레메진세립' 원전사고 인근 공장 생산 의혹도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08.09 14:22:58
[프라임경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는 가운데 윤동한 한국콜마(161890) 회장이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한 생각을 직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윤 회장이 임직원 조회에서 극보수 성향의 유튜버 방송을 직원들에게 시청하게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이 영상은 문재인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섭TV 유트브 강제 시청…"文 정부 비난에 여성 비하 발언까지"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지난 6일 한국콜마 보수채널 유튜브 강제 시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회사 월례조회에 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회장님에 지시에 의한 리섭TV라는 보수채널 유튜브를 강제 시청했다"며 "내용은 굉장히 정치색이 강한 한일관계에 대한 것이었고, 저급한 어투와 비속어를 섞어서 비난하는 것이었다"고 제보했다. 

이어 "회장님은 덧붙여 동영상 내용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라는 말을 남겼고 한일관계에 대한 설명은 하셨는데 동영상 내용이 너무 충격이라 정확하게 담아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콜마는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월례조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보수성향 유튜버 '리섭TV' 영상을 틀었다. ⓒ 리섭TV 화면 캡처.


8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윤 회장은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월례조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보수성향 유튜버 '리섭TV' 영상을 틀었다. 

해당 영상에서 유튜버 리섭은 화이트리스트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여태까지 일본, 아베한테 한 짓을 말하겠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와 아베의 면전에 대고 '일본은 우리의 동맹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미일 동맹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동맹국가를 무시하는 발언을 지껄인 것. 한글로 쓴 케이크를 아베가 문 대통령을 선물했는데 자기는 단 걸 안 먹는다고 했다. 그래놓고 김정은 하고는 케이크 잘만 먹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이제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거다. 베네수엘라도 큰 경제대국이 그렇게 망할지 몰랐다. 우리나라도 얼마 안 남았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를 통해 확산되자 SNS상에서는 '한국콜마 퇴출' '한국콜마 제품 불매운동' '한국콜마 회장 친일파? 불매운동이 답이다' 등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콜마가 일본콜마와 한일합작 기업인 사실과 윤 회장의 탈세 전력,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대물림 행태 등 과거의 행적까지 이슈가 되면서 '오너 리스크'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확대되자 한국콜마는 9일 오전 10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자사 월례조회 때 활용된 특정 유튜브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주식시장까지 퍼진 논란에 대해 사죄했다. 

한국콜마는 매달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참여해 경영상황을 점검하고 시장의 이슈를 공유하면서 인문학적 정서함양에 힘쓰는 30년 전통에 따라 700여명 가량이 모인 월례조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달 월례조회에서는 한일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 여건이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내용을 역설하며 현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새로운 각오로 위기에 적극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국콜마는 문제의 유튜브 영상을 상영한 이유에 대해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특정 유튜브 영상의 일부분을 인용"했다며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돼서는 안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 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JTBC 보도 내용처럼 한국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점도 밝혔다.  

한편, 윤 회장이 영상을 튼 것을 두고 과거 한국콜마가 일본콜마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라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콜마 설립 당시 윤 회장이 일본콜마를 직접 찾아가 합작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지난 1990년 화장품 OEM업체 일본콜마와 손잡고 한국콜마를 설립, 연간 3억개가 넘는 화장품,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니혼 콜마(Nihon Kolmar)는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CJ헬스케어 크레메진세립, 후쿠시마 인근 공장서 생산 논란

윤동한 회장의 유튜브 방송 시청 논란과 함께 한국콜마가 지난 2018년 인수한 CJ헬스케어에서 수입·판매 중인 전문의약품이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인근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의약품은 '씨제이크레메진세립'. 인터넷과 블로그에 올라온 '등록대상원료의약품' 자료에 따르면 판매사는 CJ헬스케어지만, 제조사는 '쿠레하(Kureha Corporation)'다. 

쿠레하의 제조공장은 원전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이 유출된 원자력발전소로부터 70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헬스케어에서 수입 판매하는 크레메진세립. ⓒ CJ헬스케어


크레메진세립은 구형흡착탄으로 만성신부전(진행성)에 대한 요독증 증상의 개선 및 투석도입의 지연을 위해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크레메진세립은 일반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처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판매사 CJ헬스케어 측은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크레메진세립이 후쿠시마 인근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해당 담당자의 부재로 현재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구형흡착탄의 경우 몸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모두 빠져나간다"며 "의약품의 경우 철저한 검사를 통해 들어오는 만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일본 도쿄에서 방사능물질이 기준치보다 4배 이상 초과 검출되면서, 내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은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과 20km가량 떨어진 축구 훈련센터 'J 빌리지'에서 시작한다. 일부 야구, 소프트볼 경기는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직선거리 67km가량 떨어진 아즈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5일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위원장은 "동경에서 얼마 전에 방사능물질이 기준치보다 4배인가 초과 검출됐다. 일본 여행금지구역을 사실상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로 사업을 시작해 지난 2014년 분사했다. 지난해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한국콜마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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