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소니코리아 모바일사업부가 국내 진출 10년 만에 '철수' 절차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수년간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애플 등과의 경쟁에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국민들의 '반일 감정'이 격화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코리아는 최근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스마트폰 사후서비스(AS) 안내를 제외한 상세정보 페이지를 삭제했다. 공식 스토어에서도 스마트폰 판매 카테고리를 없앴다.
소니코리아는 지금껏 △18종의 스마트폰 △5종의 태블릿 △9종의 스마트 제품을 판매해왔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작년 모델 등 기존에 보유한 재고가 연초까지 다 판매됐다"며 "현재는 내부에 재고가 없다 보니 홈페이지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니코리아 스토어 홈페이지를 보면, 제품정보에 스마트폰 카테고리가 삭제됐다. ⓒ 소니코리아 스토어
그런데도, 업계는 소니코리아 모바일 사업부가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사정상 한시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더라도, 기존 제품을 통한 마케팅이나 판매는 지속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나타난 이상징후는 업계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신제품 엑스페리아1을 한국에 출시하지 않았다. 특히 5월에는 본사 전략회의에서 한국을 '비주력(Non-Focus and Defocused)' 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특성에 따라 일부 국가에 출시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제품을 추가 공급하지 않는 등 판매 자체를 멈춘 것은 사실상 국내에서 사업 자체를 그만두기로 한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수년간 한국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데다, 최근에는 일본 수출규제에서 시작된 반일 감정으로 불매운동까지 나오고 있어, 사업을 더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니코리아는 여전히 모바일 사업의 국내 철수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오는 9월 공개될 모델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출시할 계획"이라며 "한국에서의 모바일 사업부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니코리아 모바일사업부는 2009년 소니 에릭슨 코리아로 시작됐다.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에 밀려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12년 소니코리아 모바일사업부로 축소 합병됐다.
소니코리아 모바일사업부는 2년 후인 2014년 엑스페리아 Z1을 출시하면서 한국 시장 재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지금껏 주목할 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