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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족' 표절 다툼, 여타 동요들도 의혹 다수

서로 베끼기 논란까지…어릴 때부터 베낀 노래·영상에 노출

김동운 기자 | kdw@newsprime.co.kr | 2018.11.12 13:59:00

핑크퐁의 해적탐험대와 핑거파이브의 학원천국을 부른 CLC.ⓒ스마트스터디, 큐브엔터테인먼트

[프라임경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요와 관련 콘텐츠에 표절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법적인 책임 문제만 교묘히 비껴가도록 손을 보는 등으로 인기얻기에만 급급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창작성'에 대한 고심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년 2월에 발표된 동요 '해적탐험대'가 도입부 표절 의혹을 받았다. "Hey Hey Hey"가 반복되는 흥겨운 도입부는 1974년 일본 국민가수 코이즈미 쿄코가 불러 크게 히트한 '학원천국(學園天国)'과 유사하다는 것.

김승훈 작곡가는 "8마디에서 유사성이 보이고 그중에서 4마디는 학원천국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법적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표절의 범위에(는)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다만 김 작곡가는 "해적탐험대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많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본지는 해적탐험대 문제와 관련, 관계회사인 스마트스터디에 문의했다. 윤승현 스마트스터디 홍보담당자는 "(해적탐험대의 도입부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에 업로드 된 음원을 순차적으로 수정 중에 있다"고 답했다. 현재 핑크퐁 해적탐험대의 도입부는 수정된 상태다.

상어가족 인기에 영합 물결, 정작 원작도 다툼 휘말려 
 
동요 '상어가족'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에 편승한 노래·영상 등 콘텐츠 표절 의혹도 다수 떠오르고 있다.  

핑크퐁이 내놓은 상어가족은 유튜브 등 매체에서 10억이 넘는 조회 수를 넘기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그런 높은 인기에 영합, 상어가족을 표절한 것으로 보이는 노래들이 나왔다.

올해 초 중국 아동콘텐츠 제작업체 베이비버스는 핑크퐁의 상어가족과 매우 흡사한 '상어가족송'을 내놓았다. 여기에 더해 베이비버스 뿐만 아니라 다른 아동콘텐츠 제작사들의 영상 속에서 핑크퐁의 콘텐츠들과 매우 흡사한 내용이 발견됐다.

핑크퐁과 티디의 영상에는 유사한 포맷이 다수 발견된다. ⓒ스마트스터디, 티디


지니키즈에서 제공하는 아동콘텐츠 채널 티디의 아동 동요도 핑크퐁의 영상과 유사성이 많아아 보인다. 핑크퐁의 상어가족에서 나오는 것처럼 상어에게 주황색 물고기들이 쫒기는 티디의 '샤샤샤 상어왕'이나, 사자가 중심을 걸어가며 양 옆으로 동물들의 인사를 받는 장면이 비슷하게 나오는 '동물의 왕' 또한 핑크퐁의 '동물의 왕 사자'와 매우 흡사하다.

이외에도 펭귄을 가지고 동요로 만든 핑크퐁과 티디, 깨비의 '펭귄송' 사이에서도 유사성이 쉽게 발견된다. 빙판 위의 배경과 세 마리의 펭귄이 춤추는 영상은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작 핑크퐁의 상어가족 역시 법정 공방에 휘말린 점은 아이러니다. 핑크퐁은 북미권의 구전동요 'Baby shark(이하 아기상어)'에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앞부분과 자체 멜로디를 삽입해 2015년 새로운 버전을 만들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동요DJ 조니 온리가 이에 앞선 2011년 유사한 곡을 내놓은 바 있다. 조니 온리가 편곡한 아기 상어와 그 뒤에 등장한 핑크퐁의 노래가 매우 흡사하다는 의혹을 네티즌들이 제기한 것. 이에 따라 조니 온리가 핑크퐁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다투고 있다. 

사용 가능한 음은 한정? '창작성 결여' 면죄부 안 돼

이렇게 인기작을 유사하게 복제하거나 서로 단계적으로 베끼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아기 아동들은 반복적인 영상이나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복하는 콘텐츠에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반복하는 콘텐츠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이를 통해 유아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김승훈 작곡가는 "동요라는 영역에서 볼 때 사용할 수 있는 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상어를 주제로 하는 동요에서 비슷한 포맷을 쉽게 볼 수 있다. ⓒ Howdy Toons, 스마트스터디, 베이비버스, 깨비



제한된 영역에서 반복으로 흥미를 유발하는 노래와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멜로디나 동작 등이 비슷할 수밖에 없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무임승차식으로 비슷비슷한 영상들을 재생산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업계에 만연한 창의성 결여와 표절 문제는 자칫 해당 시장 자체를 저작권 전쟁터로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쉽게 즐기고 쉽게 버리는 인스턴트 콘텐츠만 넘쳐나게 만들 수 있고 이것은 시장 전반의 위축이나 침체 가능성으로도 이어지기에, 업계의 자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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