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천 년 넘는 긴 세월 일본의 수도였던 쿄토(京都)는 식문화의 중심이기도 하다. 지정학적으로 바다와 떨어져 소재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세련된 조리기술로 야채·건물(乾物)·콩 가공식품의 맛을 살린 '쿄(京)요리'를 탄생시킨다. 화려하지만 간결한 외관, 소금기 옅고 담백한 맛, 오감을 자극하는 색상과 향 등이 일본을 상징하는 요리로 꼽기 손색없다.
그 바람에 애꿎은 히로시마가 피해를 입었다. 오늘 날 쿄토는 연 5000만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 관광명소가 됐다. 2016년의 경우, 외국 관광객의 숙박자만 318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쿄토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여느 도시와 달리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도시 대부분이 경관지구로 지정되어 높이가 제한되고 옥상광고물이나 점멸 조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지붕의 경사도나 기왓장에도 일정한 규격을 설정해 놓았다. 맥도널드 햄버거처럼 콧대 높은 체인점도 화려한 고유색상 대신 중량감 있는 적갈색을 채용하고 있다.
쿄토를 주목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분야가 교육이다. 쿄토시에는 41개나 되는 국·공·사립대와 단기(전문)대학의 본부 또는 캠퍼스가 있다. 이들 대학은 매년 10월 공동으로 '쿄토학생제전'을 개최하고 있고, 공익법인 '대학콘소시움쿄토'는 재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한다.
최근 일본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 여섯 명이 교토대학 출신인 것도 이러한 산학협력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명소 소개
쿄토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재가 도처에 널려 있다. 국보의 약 20%, 중요문화재 14%가 이곳에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것만도 17개에 이른다. 그동안 잘 조명되지 않았던 몇 곳을 소개한다.
△쿄토 국립박물관
헤이안~에도시대의 쿄토 문물 전시, 1897년 5월 개관, 상설전시관은 2013년 준공, 국보·중요문화재 각각 27점 보유, 구 본관과 정문도 국가지정문화재, 관내 정원·차실·분수·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진품)'도 볼거리, 인근에 33겐도(三十三間堂)가 위치, 명품갤러리 입장료 ¥520. 특별전은 별도요금. (교통편) 케한혼센(京阪本線) 시치죠(七条)역 도보 7분.
△다이고지(醍醐寺)
진언종 다이고지 총본산, 헤이안 초기 창건된 661만1570㎡(200만평) 규모의 대가람, 험한 산길로 연결된 상·하 다이고는 도보 한 시간 거리에 위치, 경내 금당·5중탑과 벽화·약사당·세류구(清瀧宮)배전이 국보, 5중탑은 874년 창건당시의 모습, 유네스코 세계유산. (교통편) JR쿄토역 하치죠구치(八条口)에서 케한버스로 다이고지(醍醐寺)행, 지하철 다이고역 도보 10분.
△우지가미(宇治上)신사
15~16대 천황과 황태자를 기리는 신사, 창건연대 확실하지 않으나 2004년 연대측정 결과 1060년경으로 추정, 현존하는 가장 오랜 신사건축물, 본전과 본전 앞 배전(拝殿) 국보지정, 인접한 우지신사와 대칭 이룸, 유네스코 세계유산. (교통편) JR나라선 우지역 도보 20분, 케한(京阪)선 우지역 도보 10분.
△기온(祇園)마츠리
9세기 헤이안 초기부터 매년 7월 약 1개월간 쿄토 시내에서 행해짐, 토쿄의 칸다(神田)·오사카의 텐진(天神)과 함께 일본 3대 마츠리의 하나, 야사카(八坂)신사와 야마호코쵸(山鉾町)가 주최하는 2개의 기온 마츠리 중 후자가 무형문화재로 지정, 오래된 집안이나 노포의 진귀한 병풍과 공예품이 등장하는 데서 일명 병풍 마츠리로도 불림.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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