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장범석의 라멘기행] 라멘 전시장 토쿄편 ③ '아브라소바·츄카소바' 

"라멘은 국민식, 라멘을 알면 일본이 보인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 bsjang56@hanmail.net | 2018.05.08 12:24:03

[프라임경제] 토쿄에서 유행하는 라면의 하나가 '아브라(油,기름)소바'다. 이름만 들으면 무슨 기름기 있는 면 요리가 아닐까 싶지만 한국의 비빔국수와 유사한 라멘이다. 면 위에 일반 라멘 고명인 챠슈·멘마·나루토(흰 살 어묵)·파가 올라가고 타레가 비빔장 역할을 한다. 테이블에 놓인 식초나 라유를 첨가해 새콤하고 매콤한 맛을 낼 수 있다.

왼쪽부터 아브라 소바, 츄카소바. ⓒ 각 사 홈페이지

점포에 따라 몬쟈소바·마제(混ぜ)소바·테누키(手抜き)소바·아부라멘(あぶらーめん)으로 부른다. 단순히 시루나시(국물 없음) 라멘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 라멘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나트륨 함량이 적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라멘을 먹을 때 곁들이는 사이드 메뉴를 군만두 대신 물만두로 세팅한 점포가 많다.

이 라멘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쿠니타치(国立)시 히토츠바시 대학 근처 산코(三幸)라는 소바 집이 자투리 면을 안주로 제공한 데서 시작됐다는 설, 무사시노(武蔵野)시의 아세아대학 근처 친친테(珍々亭)가 중국 반멘(拌麺)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했다는 설이 있다. 모두 1950년대 토쿄토 타마(多摩)지구의 대학교 인근이 공통점이다.

특히 아세아 대학에서는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통과 의례로 반드시 먹도록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낯선 맛에 당황하지만 몇 번 먹다보면 곧 익숙해지고 졸업 무렵에는 팬이 되고 만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식욕 왕성한 대학생들이 싸고 볼륨 있는 먹거리를 찾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모양.

현재는 토쿄 시내 니시(西) 신쥬쿠의 와세다 대학 주변이 아브라 소바의 메카로 불리며 많은 점포가 몰려있다. '토쿄아브라구미(東京油組)총본부'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의 체인은 수도권에서 17개 가맹점을 운영한다.

이 메뉴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1997년 요미우리신문 '올해 히트상품' 중 하나에 선정되며 라멘의 한 장르로 자리를 굳힌다. 2002년 묘죠(明星)식품이 컵 라면으로 개발해 주목을 끌었고, 2017년에는 토요(東洋)수산이 친친테 점주의 감수를 받아 냉동 제품을 내놓았다.

한편, 아오바(青葉)의 '츄카소바'는 토쿄와 큐슈의 장점을 조합한 라멘으로 토쿄의 전통 와후(일본풍) 다시에 톤코츠를 혼합한 W(더블)스프를 사용한다. 

앞서 아사히카와 라멘 편에서 설명한 그 스프다. 특히 우동과 중화면의 장점을 조합한 면, 다양하고 풍부한 재료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 라멘은 1996년 나카노(中野)구 나카노의 14.9㎡(4.5평) 야타이(포장마차)에서 출발했다. 점포 숫자가 늘고 본점이 확장된 지금도 그 시절 영업방식을 고수한다. 

노렌와케 방식으로 운영되는 20개 점포는 상호만 써넣은 흰 색깔의 심플한 노렌, 야타이식 좌석, 직원 얼굴과 작업 모습이 보이는 주방이 공통된 규격.

토쿄 곳곳에는 아오바와 직접 관계가 없으면서 맛과 형태를 모방한 곳이 눈에 띈다. 소위 '아오바・인스파이아(Inspire)'로 부르는 점포들이다. 아오바는 이러한 유사 점포들이 등장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기존에 없던 맛'과 '고객에게 지지받는 맛'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멘 집을 창업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라멘이 아오바의 츄카소바라 한다.

메뉴는 츄카(中華)소바와 츠케멘 두 가지다. 앞에 '특제'가 붙는 것도 있지만 챠슈 등 고명이 좀 더 올라가는 정도이고 기본적 맛은 같다. 가격은 2018년 기준 ¥730~780, 특제는 ¥170이 추가된다. 

2015년 미슐랭 가이드는 '빕 그루망(Bib Gourmand)' 부문에 아오바를 선정했다. 가격대비 만족도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명품 라멘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컵 라면으로도 개발돼 슈퍼와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맛, 사람마다 취향이 있어 참 어렵습니다"로 시작하는 홈페이지 인사말 속에 아오바의 롱런 비결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명소소개(공원과 시설)

△신쥬쿠교엔(新宿御苑)
1879년 식물원으로 출발 1906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 1949년부터 일반 공개. 벚꽃과 11월 국화전시가 유명. 약 58.3만㎡ 원내 벚꽃 1300주 포함 총 1만주 넘는 나무서식. 일본·영국·프랑스 정원도 볼거리. 신쥬쿠와 시부야(渋谷)의 2개 구에 걸쳐 있음. 입장료¥200. (주변역)新宿御苑앞 역 등.

△우에노(上野)공원
1873년 일본 최초 공원. 정식명칭은 '우에노온시(恩賜)공원'. 53만㎡ 원내에 동물원·국립박물관·서양미술관 등과 근대사 중요인물 사이고·타카모리(西郷隆盛) 동상. 100~60년 전 서민생활을 재현한 '시타마치(下町)' 풍속자료관. (주변역) JR과 지하철 우에노·유시마 역 등.

△국회의사당
1936년 준공, 지상3·지하1·중앙부분 9층, 부지 6.9만㎡, 연건축 5.2만㎡·390실, 복도길이 4.6㎞. 중의원 480명 참의원 242명 별도회의장. 중의원임기 불특정, 참의원 6년. 중의원에서 총리선출. 중의원 해산 시 참의원이 국회운영. 의원세비가 수당포함 연 4000만엔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 (주변역)국회의사당앞·나가타쵸(永田町) 역 등.

△토쿄타워
1958년 세워진 333m의 토쿄 심볼. 정식명칭은 '일본전파탑'. 150m 대전망대와 250m 특별전망대(별도입장료). 대전망대에 신사가 있음. 1층 900종 5만 마리 수족관·3층 납 인형관 유명. 연간 300만명 방문 (주변역)카미야쵸(神谷町)·오나리몬(御成門) 역 등.

△토쿄 스카이트리
높이 628.9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파탑(기네스북 등재). 디지털 방송 시대 전파장애 해소목적으로 2012년 완공된 제2의 토쿄 타워. 지상 350m와 450m지점에 전망대(별도입장료). 토쿄 외곽 스미다(墨田)구 위치. (주변역)지하철·토부(東武)철도 토쿄스카이트리 역 등.

△토쿄도 청사
1991년 마루노우치(丸の内)에서 이전한 신청사. 신쥬쿠(新宿)역 인근 위치. 제1청사·제2청사·의회로 구성. 행정직 1만8000명, 소방관·교직원·경찰관 등 총 16만5000명을 거느린 토쿄 행정의 중심. 높이 243.4m, 청사 45층(202m)에 남과 북쪽 전망대(무료).

△오다이바(お台場)
'다이바'는 적의 해상침투에 대비한 포대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 에도시대 말기 토쿄만에 세운 8곳 대부분이 1960년대 중반까지 매몰됐고 일부 남은 다이바 앞을 매립해 조성된 지구. 1990년대 후지TV가 들어오고 2002년 린카이(臨海)선이 개통하며 새로운 상업·주거지로 각광. 레인보우 다리·자유여신상·해변공원·대관람차·복합쇼핑몰 등 (주변역)유리카모메 다이바 역.

△국제전시장(Big Sight)
부지 26.5만㎡, 건물연면적 16만㎡, 전시면적 9.5만㎡ 규모로 일본 최대의 전시시설. 2020년 토쿄올림픽에 대비해 확장 예정. 코토(江東)구 아리아케(有明) 소재 (주변역) JR·지하철 국제전시장 또는 국제전시장정문 역.

△토쿄경마장
후츄(府中)시에 소재한 경마공원으로 통칭 후츄경마장으로 불림. 1933년 개장, 약 62.2만㎡(토쿄 돔 94배) 내 경마박물관·승마센터·물놀이 광장 등 유원지시설. 후츄역 앞 온천도 유명. (주변역)케이오(京王)·JR선 후츄역·경마장역·경마장정문 역 등.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