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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정 이대목동병원 교수 "ADHD 약물치료로 회복 가능"

연령·유형별 행동패턴으로 진단…약물·놀이·사회성훈련·인지치료 적용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7.08.11 15:27:58

 #.수업시간에 갑자기 벌떡 일어나 교실에서 나가고, 사소한 일도 참지 못해 친구를 때리고, 부모에게든 선생님에게든 물건을 던지며 대들고, 장소에 개의치 않고 떼쓰고 소리 지르는 아이를 보면 대개 '가정교육을 어떻게 했길래"하며 부모 탓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충동적이고 산만하고 정신없는 아이는 단순히 가정교육을 잘못한 탓일까?

[프라임경제] 또래 수준을 넘어서는 충동성, 집중력부족, 과잉행동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최근 주의산만과 과잉행동, 충동성을 나타내는 유아부터 성인의 경우 단순히 가정교육이나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ADHD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치료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ADHD증상은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ADHD치료는 대증요법이 아닌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김의정 이화여자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만나 ADHD의 증상별 특징과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 세계 약 5% ADHD 아동 추정

김 교수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며, 특히 ADHD분야에서 풍부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국내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폭 넒은 임상 경험뿐 아니라 ADHD의 평가 척도의 개발, 약물치료의 효과, 임상 가이드라인 등 ADHD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활발하게 발표해왔다. 

김의정 이대목동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 이대목동병원

현재 이대목동병원에서 ADHD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아청소년뿐 아니라 그 범위를 넓혀 성인 ADHD에 대한 평가 척도 개발 등 임상 연구와 진료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ADHD는 신경생물학적 문제나 유전적 원인으로 뇌 기능에 문제가 있어 나타나는 질환인데 또래 정상범주와 달리 충동조절과 행동통제가 안 될 만큼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 증상이 나타난다. 

전 세계 약 5.3% 정도가 ADHD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초등학교 아동 가운데서는 3~8% 정도가 ADHD 아동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한 학급 당 적어도 한두 명 꼴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 산만하다면…" ADHD의 세 가지 증상

보통 ADHD 아동들은 크게 세 가지 증상을 보이며  ADHD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먼저 '과잉행동-충동형'은 행동이 눈에 띄게 산만하고 외형적이며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거나 몸을 쉴 새 없이 꼼지락거린다.

자신의 순서를 차분히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성급하게 대답하는 경우다. 

김 교수는 "이런 유형의 ADHD 아동은 다른 아이들과 행동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발견되고 치료도 빨리 시작하기 쉽다"고 말했다. 

ADHD 치료방법에는 다양하게 시행되는데 아이의 상태나 환경에 따라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하거나 놀이치료, 사회성훈련, 인지치료 등을 적용한다. 사진은 진료 중인 김의정 교수. ⓒ 이대목동병원


'주의력결핍형'은 주의력이 부족하지만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조용한 ADHD'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체로 조용하고 멍하게 있는 경우가 많으며 공상에 잘 잠기면서 생각을 잘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증상을 보인다. 

대체로 이 증상의 아이들은 증상이 겉으로 표현되지 않아 조기에 발견되지 못해 방치되거나 늦게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혼합형은 가장 흔하고 심한 유형의 ADHD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세 가지 증상이다. 

◆"가정환경보다 유전적 원인 결정적"

ADHD는 가정환경보다는 신경생물학적인 문제나 유전적인 원인이 더 결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는 뇌에서 주의력, 충동조절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부족, 또는 이상으로 ADHD가 유발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엄마가 임신 중에 음주와 흡연을 했거나 납중독으로 인해 ADHD가 발행하기도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 약 75~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DHD아동의 70%가량이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어이지고 50~60%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났다"며 "무엇보다 부모가 어릴 때부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조기에 치료나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치료방법에는 다양하게 시행되는데 아이의 상태나 환경에 따라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하거나 놀이치료, 사회성훈련, 인지치료 등을 적용한다. 

다음은 김의정 교수와의 질의응답.

-ADHD증상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행동, 특징이 있다면?
▲유아의 경우 또래에 비해 유난히 움직임이 많고 산만, 부잡하다. 아동의 경우 공부할 때 산만하고 느리고 오래 걸린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어떨 때는 빨리해낼 수 있다. 대체로 또래보다 어리다는 소리를 듣는다. 청소년의 경우 행동이 느리고 공부에 흥미가 없고 집중을 못한다. 또한 성인은 직장 생활을 진득하게 오래 하지 못하고 번번이 옮겨 다니며 대인 관계에서 트러블이 많다. 

-약물치료는 얼마나 복용해야하며 부작용은 없는지.
▲약물치료의 효과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1~2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조금씩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약물을 간헐적으로 복용하거나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지키지 않을 시에는 치료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ADHD를 치료하는데 대표적으로 쓰이는 약물은 메치페니데이트제제이다. 이 제제는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증가시켜 신경활성제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메칠페니데이트는 중독성, 금단 증상 등의 특성은 보이지 않는다. 

-성장저해와 수면 장애를 일으키지는 않는지.
▲메칠페니데이트를 투여하는 경우 체중과 신장의 증가가 지체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으나 약물치료를 중단한 이후에 성장을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치료가 꼭 필요한 아동에게 성장 저해를 걱정해 약물치료를 유보할 필요는 없다. 또한 아동의 15~20%는 잠이 들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아동에서는 별다른 수면장애를 유발하지 않는다. 

-학교나 가정에서 ADHD 아동을 위해 어떤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나.
▲우선은 ADHD 아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며, 이에 대해 학교 보건 사업을 통해 꾸준히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ADHD 캠페인을 통해 전국 규모로 수차례 부모 대상의 교육을 시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ADHD의 조기 발굴을 위해 스크리닝을 시행하고 있고 ADHD 가능성이 있는 학생은 정밀 검사를 받도록 연계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보다 더 활성화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ADHD 아동을 둔 부모를 위한 조언이나 부탁이 있다면. 
▲몇몇 부모님들의 경우에 우리 아이는 공부를 안 시킬 테니, 혹은 대학을 안 가도 그만이니 평가나 치료를 안 받아도 된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다. ADHD 치료는 공부를 잘하게 만들기 위해서 혹은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나 공부에 상관없이 앞으로 어떠한 일을 한다 하더라도 매사에 더 힘겹고 손해를 보며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ADHD가 있다면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ADHD 치료는 대증요법이 아니고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켜주는 것이 맞다. 또한 ADHD 아동의 부모님들은 정서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아정신과 전문의와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으시고 용기를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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