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실 그동안 센터는 각각의 의료진들을 한 공간에만 모아놓고 외래만 보게 하는 '보여주기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의미 없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질적인 다학제협진을 통해 좀 더 환자중심적인 진료를 해보자는 마음에서 척추센터를 개소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이대목동병원은 고영도 정형외과 교수를 센터장으로, 척추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척추센터를 개소했다. 급격한 고령화로 척추 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면서 보다 신속하고 완성도 높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센터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술 최소화한 보존적 치료… 센터 의료진 신념 통해
이대목동병원 척추센터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이 참여해 보다 전문적인 협진 체계를 갖췄다. 이를 통해 타 병원 척추센터와 다른 환자 맞춤형 진료가 가능하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고영도 센터장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는 척추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 다르다"며 "여러 학과에서 다루던 것을 단순히 하나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컨퍼런스 등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치료방법 등을 통일함으로써 환자에게 보다 포괄적이고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영상의학과의 경우 척추센터용 MRI를 미리 마련한다거나, MRI 판독을 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등 신속한 치료와 환자의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식이다.
그는 이대목동병원 척추센터만의 차별점으로 '보존적 치료'를 꼽았다. 일반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해야 하는 척추 질환에도 필요하지 않은 고가의 비급여 검사와 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대목동병원 척추센터 의료진들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가능한 작은 범위에서 수술을 진행한다는 것.
고 센터장은 "수술을 잘하는 사람이 명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명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얼마 전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가 와서 '여기는 무조건 수술을 권하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의견을 들으러 왔다'고 했다"며 "사실 이렇게 찾아온 환자 10명 중 8명은 수술을 할 필요가 없고 조금 더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척추질환의 경우 퇴행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령 환자의 비중이 높은데, 노인들의 경우 마취나 수술 시 위험 부담이 크고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생기기 쉬워 가능한 한 수술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첨언했다.
수술로 일단 결과를 좋게 해도 당장은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도 향후 더 나빠질 수 있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수술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 상태에서 가장 필요한 치료만 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는 "척추 분야는 치료 방법이 너무 많은데, 비수술을 선호하는 환자 심리를 이용해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비급여의 고가 치료를 권유하는 성향이 만연해있다"며 "여러 학과 교수들의 판단과 철학으로 이를 배제하고 비용이 효율적이면서도 최선의 치료방법을 제안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이대목동병원 척추센터는 고 센터장과 유사한 신념을 갖고 함께 15년여를 동고동락해온 의료진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환자를 위한 보존적 치료를 우선시하자'는 기조를 바탕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수술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쉽게 공유하지 않는 보통의 의료진들과 달리 척추센터 의료진들은 서로 조언을 구하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꾸려 기본적으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합리적이고 적절한 치료를 추구한다는 게 고 센터장의 한결같은 의료지침이다.
◆환자에게 드라마틱한 변화를…'국내 최고 척추 전문가'
고영도 센터장은 미국 유타대학과 위스콘신 대학과 미국 LA 시더스사이나이병원에서 척추 분야를 연수하고 지난 1996년 9월부터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무해왔다.
지난 2008년에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의 '후즈 후 인더월드(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됐으며 이어 국제인명센터(IBC)의 '국제인명사전(Dictionary of International Biography)'에도 이름을 올리며 척추 분야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고 센터장은 척추와의 '사랑'에 빠진 이유에 대해 '드라마틱한 변화가 가능한 분야'였기 때문이라고 크게 말한다. 못 걷던 사람이 걷게 되고,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프던 사람이 며칠 새 안 아프게 되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는 "척추 분야에서는 마비가 와서 조금도 걷지 못했던 사람이 수술 후 금세 정상으로 돌아오는 등 놀라운 일들이 매일 같이 벌어진다"면서 "하루하루가 보람찬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아직까지 정형외과나 척추를 선택한 데 후회는 없다"고 웃어 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고 센터장은 "요즘 인터넷이 워낙 발달했지만 척추 관련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정확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들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허리수술을 하면 못 걷는다더라'하는 잘못된 편견이 조금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무작정 하는 것도 안 좋지만 꼭 필요하면 해야 하는 것이 수술이라는 게 그의 제언이다.
여기 더해 척추 질환의 경우 퇴행성 만성병인 만큼 치료 반응에 따라 종합적인 진료를 해야 하는 만큼 여기저기 다니면서 알아보는 '병원 쇼핑'은 자제했으면 한다는 종언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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