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여지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SC' 달기까지…ⓛ 경제사 담화

조선저축은행으로 시작해 86년 굴곡의 역사, '한국 최고' 수식어 위해 부단한 노력

[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이번 자리에선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를 살펴봤다.

지난 2009년 6월 말 설립된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이하 SC지주)는 앞서 한국은행법에 따라 설립된 제일은행 주식 100%가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에 인수된 터라 그룹의 한국법인으로 풀이된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은 현재 영국 런던과 홍콩, 뭄바이 증권거래소 및 인도국립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되는 등 150년 이상 9만여명의 직원들과 아시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 투자, 무역, 부의 창출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룹은 수익과 이익의 약 90%를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창출 중이며 자산과 가치는 브랜드 약속인 'Here for good'으로 대변하고 있다.

◆민영화 전후 숱한 이슈, 시중은행 첫 온라인 가동 '눈길'

SC지주 이하 핵심 계열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객중심 경영 원칙에 따라 기업고객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대입하고 있다.

2009년 6월 설립된 한국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의 핵심은 은행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은 1929년 7월 조선저축은행부터 시작된다.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은행은 또 소매고객에게는 혁신적인 상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런 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은 1929년 7월 초 '조선저축은행'부터 시작됐다. 당시 '저축은행령'에 따라 설립된 '조선저축은행'은 1930년 10월초 적금업무를 국내시장에 처음 도입하고, 1950년 '한국저축은행'으로 은행명을 변경한다.

은행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조선저축은행'의 안주인은 누구인지 정확치 않다. 다만, 이후 1958년 정부는 소유주식을 당시 삼호방직계에 불하(拂下)해 민영화했고, 같은 해 12월1일 은행명은 주식회사 제일은행으로 다시 바뀌었다.

하지만 1960~1961년 변혁기에 불하됐던 정부주식은 도로 환수되고, 1982년 9월까지 정부소유 주식은 민간으로 넘어가는 등 민영화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1954년 현재 한국산업은행의 전신인 한국식산은행의 점포와 직원을 승계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그렇게 제일은행은 1962년 4월1일 외국환 업무 취급을 시작하고 1978년 10월5일 런던지점, 1980년 5월23일엔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시중은행 첫 105개 전 점포에 온라인을 가동한다.

제일은행이 매각되기 전까지 '치켜세운 엄지손가락'을 연상시킨 기업 CIP(기업이미지통합전략)가 사용됐고, 1987년 10월5엔 현재 본점 건물을 신축해 이전하기도 했다.

◆IMF 이후 지분 휘청…혁신모델 대입하며 '안정화'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 제일은행도 IMF 여파를 결국 비껴가지 못 했다. 2000년도에 들어서 은행은 1997년 IMF 당시 기업의 잇단 도산에 따른 부실채권 급증의 여파로 경영난을 맞게 됐고, 감자와 직원감축이란 구조조정 끝에 1999년 12월 미국 투자전문회사 뉴브릿지(New Bridge)에 지분 51%를 넘기고 만다.

이후 2001년 11월5일 서울 고객서비스센터와 2004년 1월2일 강남·강북 PB센터를 설립한 은행은 2005년 1월10일 다시 뉴브릿지 지분 51%와 정부 지분 49%를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같은 해 스탠다드차타드는 4월15일 주식 100%를 인수하고, 9월12일 은행명을 SC제일은행으로 변경, 11월28일에는 통합을 완료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은행은 증권사 설립인가를 획득하고, 이듬해 6월30일 SC지주가 설립됐다.

한편, SC지주 계열사에는 은행과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이 있었지만 지난 1월19일과 3월30일에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저축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캐피탈은 각각 J-트러스트㈜에 주식을 전략 매각했다.

핵심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현재 최첨단 핀테크 기술과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서비스하기 위해 지속 노력 중이다.

이와 관련, 은행은 지난 2월 체결한 신세계와의 전략적 업무 제휴를 통해 스마트뱅킹유닛(SBU) 및 이동식 팝업데스크를 신세계 주요 매장 내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경우, 전 세계 70여개 시장에 걸친 차별화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 무역, 부의 창출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 고객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 비율은 각각 14.68%과 13.33%로 여전히 업계 평균과 감독당국의 요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종복 SC지주 회장 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은 "고객의 니즈와 만족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임경제 [금융여지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 두 번째 자리에서는 그룹 지분구조를 포함한 그룹의 주요 이슈를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