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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환율 방어 나섰나…외환보유액 한달새 8조원 증발

경제 위기 대응 '실탄' 세계 9위, 한은 "부족하지 않은 수준"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4.05.07 08:43:48
[프라임경제] 지난달 한국 외환보유고에서 약 8조원이 증발했다. 고환율에 달러 환산액이 줄어들고,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간접 개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제 위기에 사용할 '실탄'의 소모가 컸지만, 한국은행은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현재 외환보유액이 외부충격에 대응하는데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 외환보유액 추이. ⓒ 한국은행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월 말 기준 4132억6000만달러다. 전월 말 대비 59억9000만달러(한화 약 8조1404억원)가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노력 및 분기 말 효과 소멸에 따라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감소했다"며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환산액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400원을 넘어섰다. 1400원선 돌파는 그간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고금리 충격 단 3차례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 마지노선'으로도 불린다.  

곧바로 외환당국(기획재정부·한국은행)은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그리고 이날 한국은행이 언급한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는 시장에 간접 개입하기 위한 보조수단이다.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의 '큰손'으로 불린다. 해외 투자에 나설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데, 이 규모가 지난해 기준 55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요만 사라져도 환율 급등세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방법이 외환스와프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이 직접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주로 예치금에서 빠져나갔다. 예치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88만5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16억9000만달러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은 57억3000만달러가 늘었다. 

3월 말 기준 주요국의 외환보유액. ⓒ 한국은행


한국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6월 말 세계 8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홍콩에 밀려났다. 홍콩 외환보유액(4235억달러)은 3월 말 기준 한국보다 42억달러(한화 약 5조7078억원)가 많다. 양국 간 외환보유액 격차는 지난달 한국이 크게 줄어들면서 더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현재 외환보유액에 대해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한국경제 체력이 과거 외환위기 및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다르게 굳건하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한국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월 말 기준 31.3%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말(74.0%)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서 보유 중인 순대외금융자산은 7799억달러로 2008년 말(-703억달러) 대비 많이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로 OECD 평균인 17.5%를 상회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 세계 9위 수준으로 외부충격에 대응하는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나 경상지급액 대비 보유액 등 적정성 지표도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하면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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