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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 1-1구역 '수상한 해임총회'···조합원 수 부풀리기 의혹

브로커 잠입·이권 개입설 '무성'···조합장 해임·선임 손바닥 뒤집듯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5.06 10:22:30

부산 범천1-1구역 재개발 현장 모습.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들어 조합장을 해임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통상 1군 건설사가 군침을 흘리는 재개발 재건축 구역의 경우 사업비가 수천억 원부터 조 단위에 달한다. 전체 조합원 이익과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조합장의 집행 권한은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반면 집행부 해임절차는 비교적 손쉬운 편이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조합장 해임 안건을 상정하고 이에 관한 임시총회 등을 열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처럼 사업 규모에 비춰 절차는 간소하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건도 점차 느는 추세다. 브로커 잠입 등 조합 내 갈등과 혼란을 틈타 기존 조합장을 몰아내는 행위가 빈번하게 포착돼 논란이다. 

조합총회는 절차적 허점을 드러낸다. 가령 집행부 해임 이유 등 사실관계는 추후 사법기관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 법무행정이 진행 중인 사이에 특정 세력(브로커 등)이 조합 장악할 시간을 벌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관련 적법성 등 따져 물을 겨를도 없이 다시 총회를 열어 집행부를 새로 선출하는데 이는 정비업계에선 대체로 흔한 수법이다. 자칫 조합 사유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진다. 

이와 유사 사례로는 엄궁1구역과 괴정5구역을 꼽는다. 조합 내 분열로 각각 6개월, 2년 이상이나 갈등을 빚었고 금전적 손실도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범천1-1구역도 지난 3월23일에 조합장 해임 임시총회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와의 연관설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졌다. 

범천1-1구역, 전체 조합원 수가 왜 506명?,,,법원, 서류 증빙 요구에 발의자 측 '시간 끌기'

범천1-1구역 조합원 L 씨는 "조합 내 Y 이사와 P 이사의 남편이 함께 조합원 C, K, P를 발의자 대표로 세워 해임총회를 강행했다"며 "이들은 정비업 관련에 △소방설비 △외부지장물 △샷시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발의자 측은 전체 조합원 471명 중 260명이 서면결의서 등 지참했고 이 가운데 259명이 찬성표 던져 해임안 가결이라고 공표했다"며 "그런데 이날 조합원 246명이 '총회 철회서'를 제출했다. 남은 조합원 수는 225명뿐인데 어째서 찬성표가 259명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즉 임시회 결의서와 철회서를 더하면 전체 조합원 수가 506명이 된다. 근데 실제는 이보다 적은 471명이기 때문에 발의자 측에서 조합원 수를 부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범천1-1구역 전 조합장 측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발의자 측 상대로 지난 4월6일 법원에 해임총회 관련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및 증거보전신청'을 했다. 곧바로 사건은 부산지방법원 53단독 2024카기10143, 부산지방법원 민사14부 2024카합10153에 각각 배당됐다. 

전 조합장 A 씨는 "재판부는 지난달 18일 발의자 측에 '총회 자료 제출'을 선고했고, 이어 효력정지 가처분 재판부 또한 총회의 적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면결의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며 "하지만 발의자 측에선 재판부의 이 같은 요구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홍보요원 인건비 결제하지 못해 서면결의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등에 이유를 들며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는 발의자 측 태도에 의구심을 내비친다. 한 조합원은 "정당한 절차였다면서 해임총회의 적법성 확인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을 이유가 뭔가"라며, "마치 A 씨를 비리가 있어 해임된 조합장이라 낙인찍어 놓고, 정작 발의자 대표 C 씨는 간단한 증빙서류도 못 내면서 조합장 후보에 나설 자격이 있나"라고 꼬집었다.

한편, 범천1-1구역은 오는 11일에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다. 신임 조합장과 임원진을 선출하는 자리다. 앞서 임시회에서 다소 석연찮은 이유로 전 조합장이 해임된 바 있다. 아직 법률적 판결이 나오지 상태에서 이처럼 파행을 지속한다면 그 피해는 조합원들의 몫일 수밖에 없어 정기총회를 향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범천1-1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 문현금융단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인근 23만 6354㎡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8개 동 1323가구와 오피스텔 188실,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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