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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왕 회장 중동신화 DNA' 바탕 사우디 수주 낭보

건설협력 50주년 '에너지 인프라 파트너에서 첨단산업 동반자로'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3.10.25 12:17:51

정주영 선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프라임경제] 정주영 선대회장이 이뤄낸 중동신화가 정의선 회장 '제2 중동 붐'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이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확장공사로 다시 한 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 낭보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미랄 프로젝트와 네옴-얀부 초고압직류송전선로 등 올해 사우디 신규 프로젝트 규모만 10조원에 달하면서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는 지난 1973년 고속도로 건설공사 이후 50년간 국내 건설사 전통 수주텃밭으로, K건설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힌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행한 건설공사는 총 1600억 달러가 넘으며, 이는 역대 해외수주 누계(9540억달러, 10월 해외건설협회 집계 실적 기준) 17%를 차지할 만큼 큰 규모다. 
 
현대건설은 이런 사우디 시장 내 K건설 대표기업으로, 총 170여건 약 280억달러 규모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우디 시장 18% 상당 수주 누계 실적을 바탕으로 현지 진출 국내 기업 약 300여개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2억달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진출한 이후 이듬해인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라며 "특히 주베일 산업항 사업 계약 총액(9억6000만달러)은 당시 국가 예산 1/4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회상했다. 

현대건설은 해당 공사 완수와 동시에 현지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해외 진출 기틀을 마련했다. 아울러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 '아람코(Aramco)'가 주베일 지역에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데 핵심 항구 역할을 책임졌다. 

이후 현대건설은 항만·담수시설·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우디 주요 인프라를 구축했다. 특히 현지 전력청 신뢰를 통해 광활한 사막에서 약 70개 송·변전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사우디 송전선로 길이는 지구 반을 두를 수 있는 2만㎞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아람코와 수행한 대표 프로젝트. ⓒ 현대건설


무엇보다 아람코와의 오랜 신뢰는 사우디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달러, 준공 2009년)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달러, 준공 2012년)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달러, 준공 2019년) 등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달러, 준공 2024년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달러, 준공 2025년 예정) △울산 샤힌 프로젝트(준공 2026년 예정) 등을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에는 아람코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통해 건설 EPC부문 협상대상자로 선정,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돈독한 신뢰 관계 속에 메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상 외교와 국토부 중심 '원팀코리아' 지원이 가세한 현대건설은 수주 낭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수주한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진출 이래 사상 최대인 약 50억달러 규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미랄 프로젝트 패키지 1&4는 △설계 △구매 △건설 등 공사 모든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라며 "이는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우디 네옴시티 주거공간 '더 라인' 구역 내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샤힌 프로젝트, 올해 아미랄 프로젝트에 이어 자푸라 가스처리시설까지 추가로 수주하며 한-사우디 국가차원 협력 성과로 꼽히는 아람코 초대형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사우디 정부가 탈석유·첨단기술·친환경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야심차게 진행하는 비전(Vision) 2030 핵심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네옴시티 직선도시 '더 라인' 지역 지하 터널공사를 수주해 삼성물산 및 그리스 아키로돈社 컨소시엄을 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현대건설은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을 맞아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양국 통신기업인 KT 및 STC간 사우디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 MOU 등 미래사업 분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경제외교를 통해 첨단 신사업 참여 기회와 네옴시티 추가 수주 등이 기대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사우디 주요 발주처와의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을 보다 공고히 다져 양국 공동 번영을 위한 K건설 중동 붐을 '포스트 오일' 시대까지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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