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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금융] 안갯속 외환시장, 흐름 읽기에 필요한 '환율 용어'

달러인덱스 주춤·환율 개입 나선 일본 정부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2.11.15 17:16:42
[프라임경제]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원·달러 환율이 일주일새 100원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환테크에도 리스크가 생긴 셈이죠. 이에 따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환율 관련 용어를 공부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달러 가치에 대한 변동이 커지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초 1200원 아래였던 1달러의 가치는 지난 9월 1420원까지 돌파했습니다. 달러 가치가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약 13년 만입니다. 즉 달러 대비 한화 가치가 폭락했단 뜻이죠. 물론 한국에서만 발생한 일이 아닙니다. 위안화·엔화·파운드화 등 세계 주요 통화도 대부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죠. 

이러한 달러 초강세 현상에 '킹달러'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습니다. 킹달러 원인으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글로벌 에너지 수급 위기 등이 꼽힙니다.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에 미국이 기준금리까지 올리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려들게 됐죠. 

그런데 시장에서는 킹달러 시대가 저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앞서 킹달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근거입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높은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에 대한 여러 스텝을 밟았습니다. 연준은 지난 5월부터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매번 성명문을 통해 "물가 상승을 잡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연준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7%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9월 상승률인 8.2%보다 0.5%p 하락했죠.

아직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죠. 미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8.4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일주일 전 종가인 1419.20 대비 약 100원가량 하락한 수준입니다.

이러한 달러 가치에 대한 변동은 '달러인덱스'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엔·유로·파운드·크로네·프랑·캐나다 달러 등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 지수입니다.

달러인덱스는 처음 작성되기 시작한 1973년 3월의 지수 '100'을 기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달러인덱스가 110이면 1973년 3월 대비 10% 상승했단 의미죠.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달러인덱스로 나타내기에 시장은 100보다 너무 높거나 낮으면 세계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석합니다.

실제로 달러인덱스는 라틴아메리카발 경제위기 시절인 1985년 164.72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반대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 70.69로 가장 낮은 값을 보였죠.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27일 약 20년만에 114.04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미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11일 106.16으로 낮아졌죠. 이는 달러 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킹달러 시대가 끝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통화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엔화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의 가치가 오르는 현상을 '엔고(円高)', 떨어질 경우 '엔저(円低)'라고 표현합니다.

엔화 가치가 오르는 현상을 '엔고(円高)', 떨어질 경우 '엔저(円低)'라고 표현합니다. ⓒ 연합뉴스


킹달러 시대에 엔화는 엔저 상태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1달러당 113엔이었던 엔화 가치는 지난달 21일 151엔을 돌파했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선을 넘어선 적은 32년 만입니다. 

그동안 엔화 가치가 폭락한 원인은 일본 중앙은행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0.10%입니다. 올해 미국이 수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주요 국가들도 이에 맞춰 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일본 중앙은행은 세계적인 추세와 정반대로 통화정책을 펼쳤죠.

이에 대한 일본 중앙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은 엔저로 수출을 증가시키고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어보면 일본이 기준금리를 못 올리는 데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부채 비율이 높아 기준금리를 올리면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죠.

시장의 흐름을 뒤늦게 읽었던 탓일까요. 일본 정부도 예상보다 급속하게 엔화가치가 폭락하자 부랴부랴 방향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는 급락한 엔화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24년 만에 환율개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정부와 은행이 나서서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금융완화정책을 실시하고 있죠. 지난 10월에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외국인 무비자 입국도 재개했습니다.    

이에 엔저를 보이던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뉴욕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46엔에 거래되던 엔화는 11일 138엔으로 장을 마쳤죠. 이틀 만에 달러당 엔화 가치가 7엔 오른 것입니다. 이러한 상승폭은 1998년 10월(10엔) 이후 최대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엔저가 계속되던 시기보다 재테크 수단으로 엔화를 환전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또 내년 초 일본여행을 계획한 고객들이 지금이라도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수요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직 미 물가상승률 둔화가 일시적일 수도 있기에 향후 환율은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엔화도 일본 중앙은행의 입장에 따라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첨언했죠

환테크는 그동안 높지 않은 변동폭으로 인해 다른 투자처보다 안전한 편에 속했습니다. 안전자산인 달러, 엔화 등에 노후자금을 투자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았죠.

그러나 최근 환율이 수시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결국 환테크도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경제상황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이에 환율 용어를 알아두는 것만으로 투자 방향에 대한 나침반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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