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백세금융] ‘빈 병이 100만원’ 재테크에 꽂힌 위스키

희소성에 투자 수단 각광…공병 활용 재테크도 '눈길'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08.30 15:19:23

최근 새로운 취미이자 투자처로 위스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좋은 술과 분위기를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소주나 맥주를 넘어 와인과 위스키와 같은 고급 주류 문화도 확산되고 있는데요. 특히 위스키의 경우 최근 이색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올해 초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4만달러(한화 약 2099억원)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습니다. 2008년 10년 넘게 내리막을 걷다가 반등하게 된 큰 이유로는 코로나19 확산을 꼽습니다.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술' 문화가 자리했기 때문인데요. 

이와 함께 새로운 취미이자 투자처로 위스키 시장이 커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베니 12년산'의 경우, 코로나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대중적인 위스키도 귀한 취급을 받다보니 희귀하다고 알려진 위스키들의 가치는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위스키 재테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가치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위스키는 보통 알코올 도수가 40도를 넘습니다. 이런 높은 함량에 균이 서식하지 못하기 마련이죠. 시간이 오래 지나도 상하지 않고 유통 기한, 소비 기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매력적이라는 인식도 있죠. 흔히 30년산 이상이면 가격도 오르기 마련인데요. 이런 특성 덕에 한번 올라간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어떤 주류보다도 가격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한정적이라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위스키는 오크통에 정말 장시간 숙성시키는 증류주입니다. 만일 그해 위스키를 생산하지 않았다면, 12년 후에는 12년산 위스키를, 18년 후에는 18년산 위스키를 세상에 내보낼 수 없습니다. 길게는 64년까지 긴 시간 숙성시켜 만든 원액을 담아 만들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동안 매년 2%가 증발하기 때문에 숙성 연도가 긴 위스키일수록 희소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또 한 증류소에서 만들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고, 알코올을 다루는 특성상 화재도 비교적 잦은 편인데요. 추가 생산을 할 수 있는 일반 소비재 술과 달리, 좋아하는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가 없어지면 다시는 그 위스키를 만날 수 없게 됩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몰트 생산을 하지 않았던 일부 증류소 브랜드의 경우 당분간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이 치솟기도 했었죠.

이처럼 위스키는 매년 몸값을 높이며 부호들의 럭셔리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떠오르게 됐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위스키 재테크는 초보 투자자들이 시작하기 쉬운 편은 아닙니다. 

재테크 가치가 높은 위스키는 가격이 많이 비싸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주류 제조 및 판매 면허가 없는 업체, 개인 간의 술 거래가 불법이기 때문이죠. 리셀 거래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위스키 공병 술테크인데요. 유명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뒤져보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위스키의 공병들이 거래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한정판 코냑 공병의 경우엔 비싼 가격에도 팔리고 있습니다.

위스키 공병 거래가 활발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 안 인테리어 꾸미기가 인기를 끌게 된 것도 한 몫 합니다. 독특한 디자인에 소재도 다양한 빈 양주병을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죠. 이밖에도 다양한 이유로 위스키 공병 재테크는 현재 진행중입니다.

현재 중고 시장에서 빈 양주병은 실제 양주 판매 가격에 비례해 매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정품 케이스가 있는지 여부, 청결 상태 등에 따라 적게는 몇천원부터 비싸게는 몇만원까지 다양하게 팔리고 있는데요. 

공병이라고 할지라도 지난 2007년 출시된 '루이13세 블랙펄' 공병의 가격은 190만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당시 판매가 1500만원을 자랑했던 해당 제품은 세계적으로 786병만 출시된 바 있죠. 또한 '리차드 헤네시' 공병은 지난해 3월 50만원대에서 올해 70만원대까지 올랐으며 '맥캘란 21년산'은 2019년 대비 3배 정도 뛰어올라 현재 10만원대까지 가격이 상승한 상황입니다.

국내 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의 위스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0%상승했다고 합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위스키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라는데요. 위스키 구매자 10명 중 3명이 20~30대, 이른바 MZ세대라고 합니다. 대학가에선 위스키 바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위스키 공부 모임도 유행이라고 하네요.

이러한 사회적 추세로 인해 공항 면세점에서 싸게 산 위스키를 시중에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기는 '용돈벌이' 수준에서 공병까지 활용하는 '재테크'로 자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평소 관심 있는 분야나 취미에서 이색 재테크적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