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미망인 경영시대…아들아 얼마 안남았다

대신증권 3세 양홍석, 경영수업 ‘척척’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7.11.16 10:59:37

[프라임경제] 최근 재계에서는 2·3세들의 경영권 대물림과 맞물려 미망인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미망인 경영시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 대표적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양귀애 대한전선 고문 등 2000년대 들어 더욱 거세진 변화 속에서 남편을 대신해 회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아들 위한 미망인 경영?

   

남편 고 양회문 회장을 대신해 대신증권 경영 일선에 나선 이어룡 회장도 어느덧 3년 차 경영인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 회장은 양 회장의 유언으로 경영을 맡게 됐다. 당시 아들들(양회문 회장 작고 당시, 장남 홍서 23, 차남 홍준 21)이 학생인데다 증권가에서 대신증권 M&A설이 도는 등 경영권이 흔들릴 것에 대비해 양 회장이 가장 믿을 수 있고, 가장 잘 알고 있는 이 회장을 발탁했다는 것.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말이 쉽지, 경영에 전혀 손대지 않다가 한 기업의 운명을 손아귀에 쥔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에 대해 이 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남편의 사후에 대비, 지난 3년 동안 집중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은 '준비된 경영인'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단호하게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대신증권의 전통과 명예를 지키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히는 등 양 회장의 사후 증폭된 M&A설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여기에다 이 회장의 시아버지이자 창업자인 양재봉 명예회장이 있어 이 회장의 입지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단단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회장은 동서이자 대표이사인 노정남 사장에게 대부분의 경영 행사권을 일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게 증권가 고위 관계자의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대신증권 3세의 발빠른 경영권 후계구도가 주목되고 있다. 즉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를 지키기 위해 이 회장이 장남을 경영권 안착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창업주인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현 이어룡 회장의 장남인 양홍석 씨를 최근 전무로 전격 선임해 업계 관측을 뒷받침 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 위한 포석

지난 2005년 양회문 회장의 별세로 인해 이어룡 회장이 등극, 7년간 이어온 김대송 사장의 전문경영인체제를 밀어내면서 예견됐던 대로 이어룡 회장-아들 양홍석 전무의 빠른 3세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홍석 씨는 지난해 6월 공채 43기로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하지만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 된 지난 5월 상무로, 지난 10월 전무로 전격 선임됐다. 누가 보더라도 파격적 승진이다. 양 전문는 지난해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신증권에 입사해 선릉역 및 명동지점, 본사 각 부서, 대신경제연구소, 대신투신운용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으며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올 초에는 싱가포르에서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기업설명회에 인사부 사원인 홍석 씨가 동참하기도 했다. 해외 기업설명회는 IR 담당 임원과 국제부문 부서장이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너 3세라고 하지만, 직급상 일반 사원이 함께 참여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한편, 양재봉 명예회장 맏손녀이자 이어룡 회장 맏딸인 양정연 씨도 올 초에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현재는 기획실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연 씨는 미국 미시간대학 MBA 졸업 예정으로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컨설팅사인 베어링포인트에서 4년 동안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한 재원이다.

양 전무는 대신증권 개인 최대주주로 지분 282만19주인 0.5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10만주인 0.20%를, 노정남 사장이 2,669주인 0.01%를, 이어룡 회장의 장녀이자 양홍석 씨의 누나인 양정연 씨는 30만주인 0.59%를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선 고 양회문 회장이 공채로 입사해 사원부터 시작한 전례를 따라 양홍석 씨도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배우는 등 경영수업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3세 경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커지고 있다.

■무리한 친족 경영?

대신증권은 5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오너(이어룡 회장)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대신증권이 지분 99.0%를 보유한 자회사 대신경제연구소의 비상근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대신투신운용은 양재봉 창업주의 장남인 양회천 씨의 처남 문홍집 씨가 사장으로 있다.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05년 김대송 사장을 밀어낸 이후 지금까지 양재봉 명예회장의 둘째딸 회금 씨의 남편인 노정남 사장이 맡고 있다.

대신증권과 함께 대신증권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대신정보통신은 더욱 막강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대신정보통신은 양 명예회장의 넷째 딸인 회경 씨의 남편인 이재원 씨가 사장으로 있으며, 양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 정현 씨가 지분 10.59%를 가진 최대주주로 있다.

업계에선 '친족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대신증권 계열들의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신뢰를 보낼 지 관심을 쏟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