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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3세, 해외유학은 '필수조건'?

후계자는 앞다퉈 유학…현지서 백년가약도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7.11.15 22:35:47

[프라임경제] 창업주에 이어 국내 대기업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2·3세들은 대부분 해외유학을 다녀왔거나 유학 중이다.

창업주들이 밑바닥 생활을 거쳐 기업을 이룬 반면 그들의 후계자들은 어릴 때부터 착실히 '전문 교육' 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셈이다.

■이재용·정용진·정의선 등 유학파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범삼성가 황태자들은 모두 해외 유학파들이다. 향후 삼성그룹을 이끌 인물로 주목 받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는 경북고-서울대-일본 게이오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비지니스 스쿨에서 인터넷을 전공했다.

이재용은 올해 초 전무로 승진해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의 주요 글로벌고객사들을 만나는 글로벌고객책임자(CCO)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특히 전무는 회사 대표인 윤종용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 한다는 접에서 보직은 전무지만 역할은 ‘사장급’인 셈이다.

이재용 전무의 승진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에 입사, 2001년 33살에 상무보가 됐고, 2003년 상무로 승진한 뒤 3년만이다. 딱 한 단계 승진한 것이지만, 그 의미는 적지 않다. 삼성에서 상무와 전무의 차이는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그룹의 황태자로 등극한 정용진 부회장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대우이사로 신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현 경영지원실) 그룹총괄담당 상무로 승진했고 2001년 3월 경영지원실 부사장직에 올랐다.

현재 정 부회장은 신세계 본사와 이마트 본사를 하루씩 번갈아가며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세계의 양대 사업인 백화점 부문과 할인점 부문을 동시에 챙기며 경영 수업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으로부터 계열분리 된 1997년부터 10년 간 줄곧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던 신세계의 한 가운데서 서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

기아차 경영을 담당하고 있는 정의선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샌프란시스코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 사장은 2005년 2월 기아차 사장으로 승진, '후계자' 입지를 굳힌 상태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편법 경영승계에 정조준 하고 있는 양상이어서 '순탄한 승계'가 이뤄질지 미지수다.
 
정 사장은 기아차에서 자신만의 확실한 경영성과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비전추진팀'이란 독자조직을 신설하고 자신만의 '경영 색깔' 찾기에 나선 것이다.

총 6명으로 구성된 비전추진팀은 밑에 ▲해외글로벌 ▲내수 ▲조직문화 ▲디자인경영 등 4개의 태스크포스팀을 두고 있다.

■유학길 올라 백년가약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일선 씨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때 같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던 구태회 LG그룹 고문의 손녀 은회씨를 만났고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일고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수료했다. 바로 최 회장은 이 대학 유학시절이었던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 씨를 만났고 결국 양쪽 집안이 일가를 이루는 계기가 됐다.

■후계자라면 유학 너도나도

최근에는 대학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명목으로 해외유학에 나선 재벌 후계자들이 많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장남인 남호 씨가 경기고 졸업 후 웨스트민스터대,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장남인 동휘 씨는 구정고 졸업 후 카네기멜론대 등은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해외유학을 떠난 케이스이다.

처음부터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간 사례도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동관 씨는 하버드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장남인 승담 씨는 스탠퍼드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장남인 규호 씨가 코넬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국내 재벌 2·3세들이 유학은 필수로까지 받아지고 있다. 어디에서 학위를 받았느냐는 세간으로부터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유학생활 중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아 해외유학은 재벌가의 혈통을 재구성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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