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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가업 이어 '승승장구'

재벌가 CEO 사위 누가 뛰고 있나-③동양그룹

이연춘 기자 | lyc@newsprime.co.kr | 2007.11.10 10:32:18

[프라임경제] 재벌가의 사위 CEO들이 뜨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재벌가의 사위들이 오너 2∼3세 못지 않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일이 잦아졌다. 현재 재계에선 '사위는 백년손님'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적은 편. 아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거나 가문의 파워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사위들은 대개 경영 수업을 받으며 '장인'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도 재계 '사위 경영인' 중에 빼놓을 수 경영자이다. 이들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사위들이다. 고 이 회장은 딸만 둘을 뒀고, 자연스럽게 사위들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현 회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중 사법고시에 합격한 검사출신의 경영인이다. 현 회장은 지난해 '부산 APEC 서밋' 의장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경기 중·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수재다.

1975년 부산지검 검사로 첫발을 내디딘 후 고 이 회장의 장녀인 이혜경 동양레저 부회장과 결혼, 1977년 동양시멘트 이사를 시작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1989년부터 동양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학자풍인 현 회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늘 입가에 잔잔히 미소를 머금고 있다. 하지만 경영자로서는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그룹의 주력인 동양종금증권·동양생명·동양투신운용 등 금융부문이 외환위기 여파로 가시밭길을 걸었기 때문.

하지만 과감한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났고,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현 회장은 외환위기로 인해 한때 부채 비율이 1000%까지 치솟는 등 위기를 맞았으나 수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내실 경영으로 그룹을 안정시켰다.

동양시멘트는 외환위기와 내수산업의 한계, 경기불황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쌓아왔다. 특히 동양시멘트는 창사이래 40여년간 무분규, 무파업을 이어올 정도로 노사간 상호 신뢰가 두텁다.

또한 동양그룹에서 분가한 오리온그룹의 담 회장도 그룹을 급성장시키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지난 2001년 동양제과를 비롯해 오리온프리토레이, 동양마트, 온미디어, 메가박스 등 16개 사를 가지고 동양그룹으로부터 정식 계열 분리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 영화사업의 최대 강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오리온그룹이 극장체인 '메가박스'를 지난 7월 오스트레일리아계 금융사인 매쿼리에 1,455억원에 매각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동양그룹 이양구 회장의 딸로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엔터테인먼트 총괄 사장의 행보에 이상 기류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즉, 그룹 회장이자 이 사장의 남편인 담철곤 회장과의 수평적인 위치가 담 회장으로 기울게 될 것이란 시각이다. 이는 기존 그룹의 경영 구도인 담 회장이 그룹 총괄, 이 사장은 외식과 엔터테인먼트 총괄을 맡는 구도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

특히 이는 '오너의 딸'인 이 사장의 역할이 축소되고 담 회장 1인체제로 '사위 경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리온그룹이 기존 제과 사업을 벗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업황이 쉽게 변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먼저 발을 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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